21세기를 향한 패러다임 변화              

 


세상이 바뀐다

수직에서 수평으로

자본에서 뇌본으로

미래조직

소프트 경쟁력

재화에서 시간으로

질서에서 혼돈으로

창시상품

기업 어떻게 대응하나

계산에서 유추로

대립에서 포용으로

미래형 인간

융합의 경쟁력

이윤에서 가치창조로

스톡(Stock)에서 플로(Flow)로

녹색회계

'캐시 플로' 경영

주류경제학의 딜레마

네오 휴머니즘시대로

경제학의 새방향

마인드 웨어

개혁의 선택

 

                 21세기 생활정치                

 1.세상이 바뀌고 있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 토지, 노동, 자본은 더 이상 생산의 3요소가 아니며, '수확체감의 법칙'과 '자원의 희소성'은 이제 구시대의 경제원리다. '규모의 경제'도 쓸모없는 경전 구절이 돼 버렸다.

거대한 조직사회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시간과 공간의 개념조차도 불분명해졌으며, 한마디로 수 세기동안 지구촌을 지배해온 산업사회의 종언을 고하고 있어 물질문명의 끝이라고 할만하다. 물질세계를 다시는 건너지 못할 강의 저편으로 밀어내는 힘은 바로 정보화 사회로의 전이다.  

경쟁력의 원천과 인간이 탐구할 대상이 '아톰(atom.물질문명)'에서 '비트 (bit.정보문명)'로 옮아가는 대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농경사회가 자연에서, 산업사회가 자본에서 가치를 얻어냈다면 정보화사회는 정신과 지식에서 가치를 창조한다. 

전체 가격 중 원가의 비중이 절반이나 되는 산업사회의 경제학과 가치관으론 새 시대를 설명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으며, 원가의 1%도 안되는 손톱만한 규소 조각에 수 억달러 어치의 가치가 담긴다.

그리고 그 창조물은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빛의 속도로 이동한다.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동시에 전달되면서 3차원의 시공개념을 파괴하고 있다.

보이는 세계(macrocosm)에서 보이지 않는 세계(microcosm)로의 이동하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지본에서 자본을 거쳐 뇌본사회로의 변화이다. 창조의 시대에 경쟁력은 "하드(hard)"가 아닌 "소프트(soft)"에서 나온다. "값싸고 질 좋은"이라는 말은 "정보"라는 단어를 수식하지 못하며 이는 무실물의 세상이기에 제조 원가와 재료는 중요하지 않다. 창조된 가치가 승패를 좌우한다.

뇌본사회는 상품에서뿐 아니라 사고와 시스템 조직 제도 인간형 등 우주의 모든 것들에 새로운 패러다임(paradigm)을 만들어 놓고 있으며, 양의 경쟁은 무의미해졌다.

물질문명에선 누군가가 파이의 한쪽을 차지하면 자기 몫이 그만큼 줄어든다. 그러나 정보는 나눌수록 가치가 커진다. 가치창출 한도는 무한대며, 시장도 무제한으로 만들어지므로, "제로 섬"이 아닌 "플러스 섬"의 세계이며, 바로 "상쟁"에서 "공생"을 넘어 "상생"으로의 전환이다.

시도 때도 없이 전쟁을 치르지만 모두가 승리할 수 있는 윈-윈(win-win) 게임이고, 이 전쟁에선 "스톡(stock)"은 힘이 되지 못하고, "플로우(flow)"가 중요하다.

스톡의 시대 때 빚을 내서 챙겨두었던 엄청난 부동산들은 플로우 시대엔 몇 푼의 달러보다도 맥을 못 추고, 거품이 꺼지면 오히려 파국의 재앙으로 귀결되므로, 자산의 소유보다는 관리가, 공장 확장보다는 우수한 인력과 무형자산 축적이 관건이다.

기계에서 인간으로의 변화며, 양적 팽창의 시대가 끝났음을 대변해 준고, 플로우의 시대는 수직적 논리를 거부한다. 2차대전 이후 극에 달했던 거대한 정부와 관료파워는 이제 멸종의 예고장를 받아 놓고 있는 쥬라기 공룡이 돼버렸다.
서열과 수직적 질서, 지시와 감독은 창의력을 가로막는 장애물일 뿐이고, 스피드와 유연성을 필수로 하는 시대적 변화는 수평과 분권을 요구하여 조직은 피라미드형에서 네트워크형으로 바뀐다.

과감한 권한이양과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고, 제도적인 직위가 권한을 보장했지만 이젠 직위와 권한은 별개이며, 권력도 창출된다. 관료사회 해체론이 점점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직렬"에서 "병렬사회"로의 전환이고, 병렬사회의 인간형은 입체인간이며, 선과 면만을 파악해선 생존이 불가능하고, 카오스(chaos)적인 환경이 다중선택(multi-option)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멀티미디어 메카트로닉스 바이오케미칼 텔리워크 등 매일같이 새로운 기술과 시스템이 태어난다.

창조와 파괴가 동시에 진행되며 다양한 가치관이 혼재하므로, 순식간에 새로운 조류가 만들어졌다가 곧바로 잊혀지며, 객관적 진리와 상식들이 갑자기 "오류"가 돼 버리고, 이런 복잡계의 세계는 획일적 인간을 도태 시킴으로 여기에선 창조적 인간이 최후의 승자다.

유한한 자원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었던 산업사회에선 "IQ(지능지수)"의 높낮이가 인간의 수준을 가름했고, 분석과 계산능력이 그 덕목이었으나 그 뒤 인간의 정서가 중요시 되면서는 "EQ(감성지수)"가 높은 인간을 찾는 인간정서 함양 운동이었다.

이젠 "AQ(Analogy Quotient,유추지수)"가 지배인간을 가르고, 정보를 가공해 지식을 창출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인간으로 계산능력보다는 탐구와 추리를 높이 사고, 반듯한 인간보다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을 필요로 한다. 그들이 새로운 세기를 주도할 "골드 칼라(gold color)"이며, 자본가를 대신해 뇌본가가 경제권력의 주체가 되므로 산업사회에선 자본가와 노동자,기계가 따로 였지만 새 세계에선 인간 자신이 생산수단이자 주체이다.

잊혀졌던 인성이 새삼스럽게 강조되는 것도 그래서다. 스스로 창조하면서 인간이 하나의 소우주임을 자각하는 것은 변화의 또 다른 한 단면이다.

물리(physics)에서 생명(biology)으로의 환골탈태이며, 기술과 과학이 인간의 실존을 재발견하고 인간간의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데로 모아지는 것은 물질만능에 대한 반성일 수 있고, 세상을 완전히 뒤바꾸고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과거와의 단절을 요구하고 있다는 대목에서 "진화"나 "부흥"과는 대비된다. 낡은 틀의 일부를 수정.보완하는 차원을 넘어 선다.

수십 년간 성공적이라고 믿어왔던 관행과 인식을 폐기시키라고 강요하므로 새 세기는 20세기의 연장선 상에 있지 않으므로 "신"이라는 글자 하나를 덧붙인 신산업사회가 아니며, 16세기 프톨레마이우스의 천동설이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로 뒤집힐 때에 버금가는 역사적 변곡점이 이 순간이다.

2.질서에서 혼돈으로

새로운 세계는 혼돈(chaos)의 세계이고, 다양성이라는 말로는 부족하여, 일관되게 흐르는 규칙도 보이지 않고 무질서하기 짝이 없고 확정적인 미래도 없다.

예측불능의 복잡계(complexity)로 천지창조 때와 같이 새로운 패러다임이 막 태동하는 어수선한 세상이만 산업사회는 그렇지 않았고 만물은 선형적(linear)으로 움직였으며 위치와 운동속도를 알면 미래의 위상을 미리 알 수 있었다. 초기조건에 의해 결과가 정해졌고 일관된 흐름이 있어 입력과 출력이 비례했다.

 바로 "뉴턴역학"이 지배하는 결정론과 인과론의 세계였고 세기말에 등장한 새로운 혼돈의 패러다임은 이 같은 산업사회의 "법칙"들을 모조리 폐기시키고 있으며 모든 사물이 비선형적(nonlinear)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정형화가 불가능 하여 입력과 출력은 번번히 어긋난다.

그래서 예측도 의미가 없어졌고 시간과 공간의 개념마저도 상대적인 것이 돼버렸으며 뉴턴역학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세상이다.

 그 자리는 "상대성원리"와 전자의 이중성(입자이면서 파동)과 불확정성이라는 "양자역학"으로 대체됐고 세상을 질서에서 혼돈으로 몰아가는 힘은 두뇌혁명이며 물질의 세계가 아니기 때문에 산업사회의 규칙을 적용할 수가 없다. 예측불가능의 세계에 "법칙"은 먹혀 들어가지 않고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에 "제한"을 거부하며 자연과 자본을 "개선"하는 차원이 아니어서 종래의 경제논리는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현대경제이론의 대전제인 "수확체감, 상품의 고정화, 균형, 합리적 행동"은 더 이상 맞아 들어가지 않으며 요소투입 증가율보다 생산증가가 엄청나게 많은 "수확체증" 현상이 더 보편적이다.

상품과 기술은 서로 결합하며 스스로 변모하고 한곳으로 수렴하려는 균형현상도 발견할 수 없어 경제 주체들이 최적화를 목표로 합리적으로 선택한다는 가설은 "한정합리"로 대체됐다.

지식과 정보에 "수요-공급의 법칙"이 끼어 들 자리가 없어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은 더 떨어지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손"도 새 배역을 찾아야 하게 됐다.

무한창조가 가능한 시장이어서 "자원의 희소성과 유한성"도 전제조건이 안되며 가치관도 혼돈 그 자체이고 20세기를 관통했던 냉전이 끝난 자리엔 종교와 인종을 내세운 분란과 이념부재가 얽히고 설켜 더욱 복잡한 갈등을 빚어내고 있다. 회자하는 조류가 언제까지 설득력을 지닐지 알 수가 없고 뉴 트랜드는 많지만 이를 하나로 엮어주는 매거 트랜드는 없어 컴퓨터와 사상,과학과 종교가 서로 뒤섞이며 개념의 장벽을 허물어 가고 있다.

멀리 갈 것 없이 주변의 삶 자체가 온통 혼돈 덩어리 어서 클래식과 대중음악이 뒤섞이고 잘 알지도 못하는 수많은 종류의 음악이 동시에 유행한다.

TV채널이 수십 개로 늘어난 것을 "다양성"이란 포장으로 간단히 설명하기엔 역부족으로 남녀 의 구분은 진작에 사라졌고 슈퍼마켓에서 은행 일을 보고 약국에서 편지를 부친다. 수 백년동안 두개이던 남성정장 윗도리의 단추는 다섯 개까지 늘어나고 머리색도 제 맘 대로하며, 다중선택(multi-option) 시대로의 진입으로 획일적 양자택일과 흑백논리는 거부당하고 영역구분이 없어지는 무경계(cross-over)의 세상이다. 그렇다면 카오스 시대의 생존법칙은 무엇인가? 역설적으로 그 해답은 바로 카오스현상에서 찾아지며, "혼돈"과 "카오스"의 국어사전적 의미는 같을지 모르지만 "카오스 이론 (chaos theory)"은 무질서 속에서의 질서를 규명하는 논리로 계곡의 물, 부서지는 파도, 흘러가는 구름이 제멋대로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재한 규칙이 있다는 개념으로 그 안에는 자연의 유사성이 있고 결국엔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일정한 패턴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무작위의 파괴가 아니라 창조적 변화라는 말로 비단 물리학만의 얘기가 아니고 국제경제의 움직임도 카오스 모델 대로 전개되며 작년 7월 아시아 남쪽 태국에서 발발한 금융위기가 인도네시아, 한국, 러시아, 브라질로 번졌던 것이다. 한 무책임한 관료는 "위기가 벼락처럼 왔다가 럭비공 처럼 튀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환란을 치르면서 그것은 무작위의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이 확인됐고 그 농근이 기업에 있든, 정부에 있든 공통적인 취약점을 안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파괴의 종착역은 금융시스템과 경제기반 강화라는 새로운 창조로 매듭지어지고 있다. 파괴를 통한 창조적 균형의 모색. 이것이 바로 카오스 이론의 본질로 비선형 소자들의 불규칙한 변화와 결합을 파악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읽어내는 작업이다.

뉴욕 학술원 이사인 하인스 페이겔스는 "무질서와 불확실성을 극복해내고 새로운 사회를 이루어내는 나라가 다음 세기의 초 강국이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3.대립에서 포용으로

"경쟁의 종언" 세계적 경영컨설턴트인 제임스 무어는 최근 이런 제목의 저서를 내놓았다. 산업사회를 지탱해온 경쟁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는게 무어의 메시지로 대립과 투쟁에서 융합과 포용으로의 전환이고 이제 전통적 개념의 경쟁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경쟁을 대체할 새로운 패러다임은 생태계에서 찾아진 것으로 바로 "상생"이다.

생태계에서는 어느 하나의 생명체 군이 다른 생명체 군을 일방적으로 희생 시키는 존재양태가 허용되지 않고 자신이 살아 남기 위해서는 다른 생명체군도 살려야 하는 것이 생태계의 원리다.

상생은 "현상 유지적 협조관계"인 소극적 의미의 "공생"보다 한 차원 높은 개념이고 이를 통해 생태계는 종족유지를 넘어 진화와 발전의 모티브를 얻고 상생시대를 경쟁시대와 구분짓는 가장 큰 특징은 "시너지 효과의 일반화"에 있다.

 "1+1=2"라는 등식은 무너졌고 "1+1>2"라는 부등식이 보편화되고 있으며 합치면 더 커지는 사회로 "1-1>2"도 가능하다.

나눌수록 커지는 역설의 세계로 정보화 혁명이 상생시대를 앞당긴 도화선으로 전통적 개념의 경쟁이 먹혀 들지 않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들이 밀었다. 산업사회의 상품은 사용하는 만큼 줄어들고 나누는 만큼 자기 몫이 감소한다.

하지만 정보는 그렇지 않고 다른 사람이 사용하더라도 내가 쓰는 데 전혀 지장을 주지 않으며 오히려 나누고 확산시킬수록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으로 인터넷에 떠있는 무수한 소프트웨어들이 그렇다.

미국의 독립선언문을 기초한 토마스 제퍼슨은 이를 촛불에 비유했다. "다른 사람에게 내 지식을 전해주더라도 내 지식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내 초의 불꽃을 가져가도 내 초의 불꽃이 줄어들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오히려 세상을 더 밝게 비출 수 있다" 여기에 사회의 분화와 기술의 융합화가 가세해 시너지 사회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서로 다른 기술들이 결합해 종래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신기원을 이룩해 내고 이질적인 시장들이 합쳐져 신개념의 마켓을 형성하며 교육 정보 문화 유희 과학 인간이 경계를 무너뜨리며 어우러져 만든 새 세기적 시장이다.

이처럼 생존 패러다임이 경쟁에서 상생으로 바뀜에 따라 모든 행동의 기본 원리도 바뀌어야 하고 과거 경쟁시대의 행동준칙이 "제로섬(zero-sum)"이었다면 상생시대의 행동강령은 "윈-윈(win-win)"으로 대결이 아닌 화합이다.

 국가건 기업이건, 개인이건 마찬가지로 국가의 경우 전통적인 "국민국가"의 개념이 퇴색되고 "시장국가"로 전환 되고 있다. 국민국가에서는 자국이익의 보호가 최우선 관심사였고 심한 경우 전쟁을 통하지 않고는 지켜낼 수 없었으며 시장국가에서는 더 큰 시장을 확보하는게 국가의 목표로 시장을 빼앗기 위한 경쟁이 없을 수 없다.

그러나 시장을 키우기 위한 협력이 더 큰 위력을 발휘하고 이념과 역사를 접어둔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제블록화의 합종연횡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 국가 내부적으로도 분권화와 융합화는 이제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되며, 국가는 작아질 수 밖에 없고 단순히 덩치를 줄이는게 아니며 기능을 민간에 넘겨주어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내는 작업으로 분업과 협력을 통해 정부는 행정의 효율화를, 기업은 사업기회의 확대를 꾀하는 것이 상생의 원리다.

그것이 세수를 늘리고 국가의 권위를 높이는 길이기도 하며 기업의 존재양식도 상생이 지고의 목표여야 하고 미래기업의 성패는 주변 이해 당사자 집단과의 유기적 연관성에 달려 있어 소비자와 근로자 주주 협력업체 정부 등과 윈-윈의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면 생존하기 어려워지고 경쟁기업끼리 메거 머저로 뭉치는 시대에선 경쟁자도 적이 아닌 융합의 상대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이런 상생개념을 기업의 대차대조표에 반영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상생대차대조표"가 그것으로 이 대차대조표의 차변에는 상생자산이 기재된다. 상생자산은 기업 내외부 이해 관계자들과 해당기업간의 우호 정도를 의미 한다.

 

기업은 상생자산을 축적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하며 투자자들도 이 대차대조표로 기업의 장래를 평가할 것이라고 노무라는 강조한다. 외형이 거대한 "큰 기업"보다 주주와 고객 근로자를 감동시키는 "좋은 기업"이 미래의 주도기업이라는 말이다. 상생기념에 입각한 소비자친화 사회친화 환경친화가 기업의 목표여야 한다는 제언이다.

 

따지고 보면 환란의 원인도 상쟁 메커니즘에서 찾을 수 있다. 기업들을 빚 덩어리로 만든 원죄는 경쟁자를 축출하고야 말겠다는 무리한 확장에 있었다.

 

새 빚을 대주며 묵은 빚을 받아낸 금융기관은 스스로를 부실채권자로 만들어 갔으며 "부채"와 "이자"의 악순환적 경쟁이 빚어낸 참극이다. 곤욕을 치르고 나서야 "빅딜"과 "합병"이라는 상생체제를 시도하는게 우리의 자화상이다. 새 시대의 생태계는 우리에게 새로운 생존논리를 던져 준다. 적자생존이 아니라 "화자생존"이라는 화두다.

 

4.자본에서 뇌본으로.

 

경제권력의 바통이 물질에서 정신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자연에 존재하거나 인간이 만들어낸 재화가 아니라 인간의 두뇌에서 부가가치가 창조된다.

 

바로 뇌본시대의 도래이며, 상품이 아니라 지식과 정보에 값이 매겨지는 지가사회로의 이행이고, 뇌본 사회를 그 이전의 시대와 구분 짓는 가장 큰 특징은 가치창출의 근원이 달라졌다는데 있다.

 

인류역사 초기의 경제권은 토지에서 나왔으며 권력의 확대여부를 결정하는 변수는 토양과 기후, 물이었고 노동력도 자연의 일부분이었으므로 소작농과 농노를 거느린 지본가가 권력을 행사했었다. 수십 세기 후에 산업혁명과 기계혁명이 일어나면서 한차례의 변혁이 있었으며 이는 권력의 주체가 기계와 돈과 상술을 거머쥔 자본가에게로 옮겨 간 것으로 서양의 경우 중상주의가 등장한 15세기 후반, 동양은 19세기 후반이 이때다.

 

자본의 시대는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으로 분화되면서 20세기말까지 그 수명을 이어오고 있었으며 수세기만에 인류는 또 한번의 혁명을 맞고 있다.

 

두뇌혁명으로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으면서 생활과 사고의 틀을 개변시키는 대변혁이고, 두뇌의 시대를 그 이전의 사회와 구분 짓는 가장 큰 특징은 인간 자신이 생산의 주체이자 수단이 됐다는데 있다.

 

앨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 "권력이동"에서 이 상황을 "사실상의 생산수단을 소유한 새로운 형태의 피고용자가 출현하고 있다"고 규정했으며 여기서 "사실상의 생산수단"이란 도구나 기계류 따위가 아니고 인간이 지닌 "지식과 아이디어"를 말한다. 이것이 힘의 근원이다.

 

토플러는 "새로운 생산수단이 피고용자들의 머리 속에서 딸깍 딸깍 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하고, 고용주와 피고용자, 생산수단을 겸한 이 새로운 경제주체가 바로 뇌본가다. 경영학계의 구루(guru:대스승)라 불리 우는 피터 드러커 교수는 생산요소의 변화로 설명했다.

 

그는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에서 "토지 노동 자본과 같은 전통적 생산요소의 효용은 이제 한계에 달했다"고 갈파했고 앞으로는 정보와 지식을 전략적으로 생성.획득.분배.적용하는 능력이 힘의 유일한 근원이 된다는게 그의 단언이며 농경사회가 지식을 도구에, 산업사회가 지식을 기계에 이용했다면 새로운 시대는 지식을 지식에 활용하는 세상이라고 정의한다.

 

그렇다면 뇌본사회란 어떤 사회인가?. 한마디로 축약하면 사회체계와 가치관, 산업구조가 인간과 과학의 상호작용과 정보의 흐름을 촉진하는데 기반을 둔 세상이고 인간의 창의력을 북돋우는 방향으로 틀이 짜여진 사회다. 그 복잡계의 세계는 이 순간에도 변화중이지만 미국의 모델을 들어 어렴풋 이나마 엿볼 수 있다.

 

지난 70년대 중반이후 "미국의 몰락"을 외치는 소리가 높았고 대규모 제철소와 조선소 정유공장은 물론 반도체산업까지 연이어 일본과 한국 등으로 넘어가 미국은 더 이상 첨단산업의 메카가 아니었으며 쌍둥이 적자는 게으른 엉클 샘을 더욱 추하게 만들었다. 일본의 세계제패는 기정사실이나 다름없어 보였지만 미국은 90년대 들면서 인플레 없는 최장기 호황이라는 "신경제"를 구가하며 세계경제의 전면에 복귀했다.

 

곧 지배자가 될 것 같았던 일본은 위기직전에서 비틀거리고 있으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따라가지 못한 결과이다. 미국의 자본가들은 일찌기 상품경쟁에서의 한계를 인식했고 무게중심을 자본집약적에서 정신집약적 산업으로 옮겨갔으며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의 이행이었다.

 

일본이 명함만한 계산기와 손바닥 크기의 카메라를 만드는 동안 미국에서는 실리콘밸리와 할리우드가 성장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인간-과학-정보-문화가 어우러진 미래사회를 만들려는 시도가 진행됐다.

 

기존 상품의 "개선"이 아니라 새로운 "창조"였고 장래성이 의문시됐지만 모험자본(벤처캐피탈)이 뒷받침했으며 그 저간에서는 미래형 교육을 받은 창조형 인간들이 길러지고 있어서 자율성이 충만한 사회체계는 그 자체로도 세계도처의 기발한 인재들을 불러들였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창의적인 인간과 기업 사회가 가고 싶은 곳으로 흘러가게 물꼬를 터주는 기능만 했으며 "산업정책"이란 단어조차 없었으나 패러다임 모형에서의 반면교사가 일본이다. 긴 설명이 필요 없는 "규제의 섬나라"는 여전히 상품경제로 위기를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세계최대를 자랑하는 일본의 거대한 무역흑자와 3천억달러에 달하는 미국국채는 위기에선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즉 물질 패러다임의 한계이며 뇌본사회는 가능성의 사회가 되고 있어 확률 "0"의 상황에서도 모든 일이 일어날 수 있으며 두뇌를 가진 인간의 존재 그 자체로 설비와 공장과 경영자가 확보되고 만들기만 하면 수요는 무한대로 한계가 없는 시장으로 후발주자라도 "창의력"만 있다면 "지배자"가 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시장이다.

 

5.소프트 경쟁력

 

"소프트경쟁력 = 소프트 자산 x 소프트 경영 x 소프트 상품" 이 뇌본 시대의 생존법칙 공식이다.

곱셈표시를 하는 것은 이 셋중 하나라도 없으면 소프트경쟁력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는 의미로 산업사회에선 생산 요소인 토지나 노동 자본 중 하나가 없거나 모자라더라도 다른 쪽에서 보완하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이것이 덧셈의 개념이었다.

 

그러나 소프트 시대에선 자산과 경영, 상품이 한꺼번에 어우러져야 경쟁력이 생기며, 하나라도 없으면 전체가 "0"이 돼지만 셋이 상승작용을 하면 그 효과는 기하급수로 표출되고, 이중 가장 중요한게 역시 소프트경쟁력의 원천인 소프트 자산이다. 한 차원 앞선 지식이나, 정보, 시스템, 기술, 분석능력이 그것이며, 제품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무형 자산이다.

 

한마디로 "창조적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윈도"가 없이는 전세계의 컴퓨터를 쓰지 못하게 만들어 버린 마이크로 소프트(MS)의 파워가 대표적인 사례이며, 아침 저녁 새로 나오는 정보통신 서비스들, 청소년들로부터 학교교육보다 더 많은 시간을 빼앗아 가는 게임 소프트웨어, 몇명 안되는 분석가로 거대한 다국적기업을 좌지우지하는 컨설팅 회사들, 멀티미디어, 바이오 테크놀로지, 환경 서비스, 예술 벤처, 건강관리, 레저... 각각 독립적인 산업이지만 서로가 만나 접속하면서 또 다른 창조물을 만들어 낸다.

 

넓게 보면 이미지나 브랜드, 문화력 등도 소프트 자산을 형성한다. 코카콜라가 브랜드만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전체의 3분의 1이고, 월트디즈니의 캐릭터, 이탈리아 디자이너의 이름 값, 스필버그의 쥬라기공원이 컬러TV 수만-수십만대 보다 더 많은 부를 창출하는 것은 부연할 얘기도 아니다.

 

이런 소프트 자산은 한번 만들어지면 쉽게 침해 당하거나 줄어들지 않는 성질을 갖고 있으며, 아무리 많은 사람이 같은 제품을 사용해도 공급이 모자라는 일도 없다. 감가상각도 적용되지 않고, 제3의 시장이다.

 

소프트 시장에선 고객과의 관계도 새롭게 설정되며, 기존의 고객에게 좀더 편리하고 기능이 뛰어난 제품을 보급하는 차원이 아니고, 고객을 창조해야 한며. 고객의 불만을 뒤쫓아가는 것으론 늦으며, 서비스가 AS(After Service)에서 BS(Before Service)로 변해야 하는 이유가 되고 "VOC(Voice of Customer,고객의 요구)가 리얼타임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수요자들의 욕구를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체제를 요구한다. 소프트 경쟁력은 그것이 가능하게 하는 경영환경을 필수로 하며, 창의적인 활동이 가능하도록 조직과 여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그래서 CEO(최고경영자)나 CFO(재무담당 임원)보다 CKO(Chief Knowledge Officer,정보담당 임원)의 중요성이 부각되어 전산지식 뿐 아니라 각 사업영역의 핵심지식과 정보의 흐름을 꽤뚫고 있는 관리자가 중시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비한 "리더십"이 관건일 수 밖에 없다.

하드 와 소프트 비교

항 목 하 드 소프트
형 태 가시적(물질) 비 가시적(정신)
원 천 연 육체노동 상식 지식 정보 창의력
경쟁력 가격 기능 정보가치 이미지브랜드 디자인
성 격 수학체감 동시사용불가 저부가가치 수학체증 동시사용 고부가가치
주력산업 철강 기계 조선 가전제품 등 대규모 장치산업 정보통신 생명공학 환경서비스 미디어 오락 비즈니스서비스 의료 교육
제품사례 컴퓨터 방송장비 전화기 주택건설 의료기기 섬유 소프트웨어 방송프로그램 통신서비스 홈 오토메이션  원격진료 의상디자인

 

6.마인드 웨어

 

상품이 쓰기에 편리하고 성능이 좋으면 잘 팔릴까 ?. 이제는 그렇지도 않는다. 인간의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풀어주기도 하고 매 마른 감성을 촉촉하게 적셔주기도 해야 하며 성취욕을 채워줄 수도 있어야 한다.

 

인간 본연의 "정서"에 얼마나 맞추었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말로 하드웨어(hardware)와 소프트웨어(software)만으론 안 되는 까닭이며 이제는 고객의 마음을 읽어내는 마인드웨어(mindware) 개념이 반영돼야 하는 것이 인본사회의 상품성이며 흔히 말하는 "고객감동"의 기본이치로 과학과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기능은 거의 비슷해 져서 외양의 유려함도 거기가 거기로 다를 게 없다. 그래서 이젠 다른 욕망을 채워주어야 한다.

 

부분품을 스스로 조립하는 DIY(Do It Yourself) 제품에서 사람들은 성취감을 얻으며 스스로 이루는 기쁨을 안겨 주고 집에서 길러서 먹는 각종 채소도 나와 있고 다마고치는 직접 기르게 해서 성공한 상품이다. 어린아이들의 장난감은 변신이 안되면 안 팔리며 로봇이지만 자동차로 바뀌고 우주선으로도 개조할 수 있어야 한다.

 

소비자들은 완성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성취감과 동시에 창조력을 발휘하고 돈을 주고 구입했지만 자신이 만든 상품으로 느끼게 되고 있다. "더 빨리" 가는 자동차를 요구하는 건 스피드광 뿐이고, 부딪혀도 안전한 게 제일이고, 음주운전과 졸음을 쫓아내는 기능도 주문하며, 성능보다는 인간에 대한 고려가 우선시 되는 변화로 오래 쓸 수 있어야 된다는 인식은 진작에 사라졌으며 어차피 잠깐 쓰면 싫증이 나게 돼 있어 잠시 쓰더라도 흡족해야 한다.

 

상품의 트랜드가 자연 친화형으로 바뀌는 것도 인간중시의 선택으로 베란다에 정원을 꾸민 아파트, 분해되는 프라스틱을 이용한 문방구, 썩는 비닐봉지를 주는 슈퍼마켓, 화학약품 보다는 생약이 선호된다.

 

통나무집에 살고싶은 욕망은 누구나 한번 쯤은 느끼는 욕망이고 스트레스를 풀어준다는 "홧술집"이 등장한 것도 마인드웨어 작동의 산물이며 첨단기술의 상징인 하이테크(high-tech)는 "우수한 기계"일 뿐이고 인간과 대화하고 서로 어울릴 수 있는 하이터치(high-touch)가 새 시대의 상품 컨셉트다.

 

7.계산에서 유추로

 

"미시"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어 작고 깊은 "미시" 정도가 아니고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는 무형의 세계다.

 

확률 "제로(0)"에서도 모든 일이 일어날 수 있는 불가측의 세계로 당연히 과거와는 다른 인식체계를 가진 인간형을 요구하며, 보지 않아도 실체를 유추할 수 있는 인간이다.

 

경험하지 못한 일이라도 추리할 수 있고, 짐작으로 윤곽을 파악할 수 있는 사람으로 배후의 의미를 짚어내고 미래의 방향을 조망할 줄 아는 인간형이다.

 

한마디로 창조형 인간이다. 그래서 요즘은 "AQ(Analogy Qoutient)"라는 새로운 지수를 따지며 이를 "유추지수"라 한다.

 

산업사회에선 IQ(지능지수.Intelligence Quotient)를 요구했으며 수리력과 분석력을 측정하는 지수로 IQ가 높으면 기억력이 좋고 논리적인게 특징으로 흔히 하는 말로 "머리"가 좋은 사람이다. 하지만 유추의 세계에선 종래의 머리(IQ)만으로는 안되고 이미 존재하는 것으로 다른 질서를 만드는 기능으로는 부족하여 IQ는 물질을 이용하고 가공하는 사회에서 재던 잣대로 사물이 질서 정연하게 선형적(linear)으로 움직일 때의 개념으로 논리로 설명되지 않는 변화의 세계에선 인간을 측정하는 지수로서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

 

한때 EQ(감성지수.Emotional Quotient)가 부각되기도 했다. 이는 정서적인 능력을 측정하는 지수로 남의 감정을 이해하고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고, 기능주의의 퇴장과 인성재발견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변화였다. 하지만 이 역시 필요조건의 하나일 뿐으로 느낌과 감정만으론 혼돈과 무정형의 세계를 극복하지 못하며 AQ로 가는 중간과정에 불과하다.

 

두뇌로 치자면 AQ는 우뇌형으로 81년에 노벨상을 받은 로저 스페리 교수(미국 캘리포니아 공대)는 인간의 양쪽 뇌가 다른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왼쪽 뇌는 주로 지능, 수리적 분석력, 논리적 사고력을 지배하고, 반면 오른쪽 뇌는 감성, 비논리적 직관, 주관적 사유, 예술적 감각을 이끌어 낸다. 기억 기능에서도 좌뇌는 언어나 수치를 담당하는데 비해 우뇌는 영상과 음향을 맡는다.

 

좌뇌의 기억이 전후문맥에 의존하는 직렬적 기억이라면 우뇌의 기억은 이미지에 의존하는 병렬적 기억으로 인과론이 먹혀들지 않는 세계는 우뇌적 사고에 익숙한 인간이 주도할 수밖에 없다.

 

"1+1=2"여야 하는 좌뇌의 기능에 "1+1>2"라는 상생 부등식의 해법을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남성에 비해 감각과 직관이 앞서는 여성이 다음 세계를 이끌 것이라는 예견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현실에서 우뇌적 사고로의 전환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분야는 역시 컴퓨터와 정보통신 쪽으로 도스(DOS)를 대체한 윈도 프로그램은 전형적인 우뇌적 사고의 산물로서 도스에서는 사용자가 일일이 명령어를 입력해야 했고 컴퓨터는 입력한 대로 따랐지만 윈도에서는 그래픽으로 이미지화된 아이콘을 클릭하기만 하면 된다.

 

영상인식으로의 대체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애용되는 "에모티콘(Emoticon)"은 우뇌적 표현수단의 상징이며 에모티콘(Emotion+Icon)은 정서나 느낌을 나타내는 기호로서 가령 "^0^"는 기쁘다는 표시이고 슬픔은 "ㅜㅜ"로 표시되어 설명 없는 단순화된 이미지로도 감정전달은 충분하다.

 

최근에는 아예 지식의 유형 자체를 갈라 놓을 정도로 경영학계에서 유행하는 계량의사 결정이론에서는 지식을 "형식지(Explicit Knowledge)"와 "암묵지(Tacit Knowledge)"로 분류하여 암묵지는 논리적이고 기계적인 지식이며 기업에서의 업무로 치자면 회계, 서류작성, 문서관리, 창구업무 등이 해당하는 것으로 좌뇌의 영역에 해당하는 일이다.

 

암묵지는 감성적이고 직관적인 지식으로 고객상담, 상품개발, 비전설정, 조직문화 창조, 이미지 홍보 등으로 우뇌의 범주이다. 적어도 기업만을 본다면 이제 형식지는 컴퓨터와 기계에 맡겨도 되며 인간의 두뇌는 암묵지에 몰입토록 하는게 생산적이다.

 

저명한 경영컨설턴트인 해리 덴트는 "직업 충격"이라는 저서에서 "반복적 기술만을 요하는 좌뇌적 직업은 컴퓨터에 의해 대체되고 인류는 우뇌적인 창조 작업에만 몰두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화이트칼라(White Callar)"의 일은 머리좋은 기계의 몫이 되고 있어서 인간은 "골드칼라(Gold Callar)"로서의 새역할을 모색해야 하는 순간으로 "사고"라는 인간 유일의 자산을 극대화하는 일이다.

 

그 길은 우뇌적 인간, AQ가 높은 인간을 길러내는 환경을 만드는 데서 출발하므로 교육이 달라져야 하고 인재를 판별하는 기준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다

 

8.네오 휴머니즘시대로

 

새로운 세계를 여는 창은 "휴먼(human)"으로 사고와 사물을 지탱하는 중심축으로의 "인간 재발견"이고 과학의 목적지도, 이념의 지향점도 인간으로 모든 사상이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네오 휴머니즘(Neo Humanism)"이 새로운 세계의 테마다.

 

지나간 밀레니엄은 물질의 시기였고 자연과 물질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였으며 인간도 노동력을 공급하는 생산요소중의 하나로 인간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물의 효율성을 높이는 생산 수단으로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인간이라는 "기계"는 너무나 많은 것을 이루었고 "문명"이라는 신천지를 창조했다.

 

우주와 바닷속을 활동공간에 포함시켰으며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사이버 세계까지 만들었고 이젠 자신을 복제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인간의 활동영역이 확대되는 것과 비례해 인간의 크기는 왜소해진다는 역설을 확인했을 뿐이다.

 

소유량이 커질수록 소외감은 커졌고 인간성 상실은 가속화됐으며 기아도, 질병도, 전쟁도 막지 못한 체 자연은 결코 정복되지 않았으며 이상이라고 믿었던 것은 혼돈과 갈등이었고 인간 스스로를 구속시킨 속박의 역사였다. 이제서야 인간은 자신에게로 돌아오고 있고 밖으로만 향하던 시선을 내면으로 돌리고 있어서 인간 실존에 대한 부흥 운동이 일고 있다.

 

문명과 물질이 인간성취의 보조물이어야 한다는 게 새 이데올로기로 인간의 삶을 보다 풍요롭고 쾌적하게 만드는 수단으로 바꾸자는 인식전환으로 물질과 인간간의 주객전도가 그 목표이며 지금까지 과학은 스스로 진보를 추구했고 기술은 또 다른 새로운 기술을 만들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러나 이젠 과학의 역량이 사람의 수명을 연장하고 질병을 막는 데로 결집되고 있으며 장기개발과 신약개발에 대한 투자는 전례없는 규모로 생산적 노령화 사회를 만들기 위한 탐구도 가열되고 있고 대중문화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로도 첨단기술이 모여들고 있어 첨단통신 장비를 누구나 들고 다니게 하고 오지의 어린이에게도 교육을 제공하는 노력들이다.

 

교육의 역할도 바뀌고 있어서 수학과 과학공식, 논리는 인간이 생산요소일 때 필요했던 지식이며 이제는 비판 추리 신의 정직 윤리 도전의식 대화 조화 같은 인간본연의 정서가 강조되어 단순히 뇌본사회를 살아가는 생존 수단으로가 아니라 잃어비린 자아를 되찾도록 도와주는 과정이다.

 

자연의 활용과 가공을 가르치는 게 물질사회의 교육이었다면 인본의 시대에선 자연 그대로의 보호를 지도하고 인간도 생태계의 일원이라는 본질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고 경제활동도 인간의 본질을 자극해야 성공하며 이 시대엔 여가 모험 탐구 유희 사교 안전 독립 같은 추상 명사들이 그 자체로 상품이다.

 

극복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헤쳐나오게 하는 서바이벌 게임이 인기를 끄는 이유가 되며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모아주는 일만으로도 돈이 되고 레포츠와 여가활용 건강식품 노후관리산업은 엄청난 크기로 커지고 있으며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욕구가 산업화한 사례이다.

 

상품도 이제는 인간과 체화하지 않으면 안되고 디자인은 사람의 생각을 닮아야 하며 편안한 느낌을 주어야 한다. 안전은 기본이고 그러면서 창의성을 북돋울 수 있어야 팔리며 스스로 조립하게 한다든지, 여러가지 모습으로 바꿀 수 있는 상품이 인기를 끈다.

 

환경에 대한 배려도 필수이며 기능이 뛰어나고 편리하다는 것 만으론 경쟁력이 될 수 없게 됐고 정서를 만족시켜 주어야 한다. 그래서 "하이터치(high-touch)"와 "마인드웨어(mindware)"가 부상하며 새삼스럽게 가정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도 물질적 합리주의에 대한 반발의 한 단면이다.

 

아이들의 오락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어야 하고 가족끼리 가꾸는 주말농장과 근교의 외식산업이 번창하는 이유다. 3세대가 함께 사는 주택도 등장했으며 공연장에선 가족 입장객에겐 값을 덜받고 정부는 노부모 부양자에게 세금을 깎아 주며 다늦게 늦둥이를 낳는 것도 가정과 가족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데서 생긴 풍조다.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가정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과학화의 진전이 동양적 가족중심으로의 회귀를 가속화시키는 역설이 진행된다.

 

기업과 정부의 조직이 사람과 가정을 닮아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고 사이즈는 작아져야 의사소통이 원활해 지고 일방적 강요는 단절을 불러 오고 조직의 논리는 인간 상호간의 작용을 촉진하는 데 두어져야 하며 대결이 아니라 유대로 생태계와 닮은 꼴이다.

 

새 시대는 인간 자신의 세계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주는 주체는 과학이 아니라 인간이며 인간이 처음이자 끝으로 모든 문물의 지향점이 인간이어야 하는 이유가 되며 실존부흥의 르네상스를 일으키는 "존재 혁명"이 그 기폭제이다.

 

9.미래형 인간

 

새로운 패러다임에서의 인간형을 "입체인간" "T자형 인간" "장파인간" 이라고 부르며, 다면적으로 생각하고, 주변과 교감하며, 미래를 내다보는 인간이다.

 

입체인간은 점.선.면이 아닌 입체를 통찰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그림과 조각을 비교할 수 있으며 그림은 어느 방향에서 보든 같은 장면을 보여 준다. 이에비해 조각은 보는 방향에 따라 형상이 달라져서 그림처럼 매일 같은 방식으로 사고하는 사람은 평면적 인간이고 사물의 한 단면만 보고도 전체를 그릴 줄 아는 사람이 입체인간이다.

 

문제의식과 창조력을 구비한 사람으로 T자형 인간은 전문성이 있으면서도 폭넓은 지식을 함께 갖춘 인간으로 "제너럴라이즈드 스페셜리스트(generalized specialist)"로 전공이 있지만 부전공도 많은 잡식성 인간형으로 “I자형 인간"과 대비된다.

 

산업사회에서는 개개인이 거대한 사회체계를 구성하는 부품이었고 자신이 맡은 역할에만 충실하면 존재이유를 인정받았으며 아래위만 챙기면 됐으나 새로운 세계에서는 주변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자신위 위상이 구축된다.

 

부지런히 옆을 살펴야 하는 것으로 자금을 관리하지만 현장을 알아야 하고 영업담당은 고장수리가 기본이며 누구나 새로운 정보를 곧바로 상품화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경쟁력은 조직원 간의 대화와 정보교류에서 나오므로 장파인간은 긴 안목을 가진 사람이고 시각과 인식의 주기가 짧은 사람을 단파인간이라고 부른다.

 

단파인간은 민첩성은 있고 일시적인 변화에 잘 적응하지만 큰 흐름을 읽지 못한다. 산업사회에서는 단파적 변화를 잘 타는 것이 경쟁력이었으며 유행을 좇으면 됐다. 하지만 지금은 거대한 변화의 파고가 밀어 닥치고 있어 세상이 뒤집히는 것으로 나무도 중요하지만 숲 전체를 볼 수 있는 광각렌즈를 가져야 한다.

 

새 패러다임 변화에 적응한 사람에게는 미래가 유토피아이나 반면 주류에 끼어들지 못하면 미래는 디스토피아(distopia)로 조지 오웰이 "1984년"에서 보여준 거대한 감옥이 될 수도 있다

 

10.융합의 경쟁력

 

컴퓨터는 본래 계산하고 정보를 저장하는 장치다. 그러나 때로는 영화를 보는 극장이 되고, 글을 쓰는 원고지이며 편지를 주고받는 우체통이고, 도서관의 역할도 하고 신문 구실도 충실히 해낸다. 이제는 학교이기도 하고 병원이기도 하다. 이렇듯 컴퓨터의 역할을 기존의 관념으로 쪼개어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기능은 복합적이다. 그러면서도 온전한 하나의 개체로 융합돼 있다. 이것이 복합과 융합이다.

 

이것이야 말로 상생시대의 생존 질서이다. 복합.융합화는 이미 우리 일상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으며 슈퍼마켓에는 현금입출금기가 설치돼 있고 우체국에서 농산물을 팔며, 약국은 더 이상 약만 파는 곳이 아니며 신문도 사고 화장품도 구입할 수 있다. 단순히 고객에 대한 서비스 차원이 아니고 유사한 기능을 한곳에 모아 관계된 모든 주체가 이득을 보게 하는 상생전략 생산물이다.

 

공간개념도 허물어트리고 있다.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집이 일터가 되며, 또 일터가 집이기도 하다. 베드타운(bed town)과 워킹타운(working town)의 거리는 이렇게 가까워지고 있다.

 

아예 한 건물 안에서 자고 일하고 쇼핑하는 복합타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명확한 구분 없이 모호한 상태, 그러나 효율성이 훨씬 높아진 새로운 질서가 창출되고 있는 것이다. 융합은 기술의 무한개발 시대를 열고 있으며 생물과 화학은 서로 결합해 생화학(biochemical)을, 기계와 전자는 메카트로닉스(mechatronics)라는 새로운 분야를 출범시켰다. 자동차는 이미 전자제품화하고 있고 금융은 공학과 접속중이다. 놀이를 통해 공부하는 Edutainment (education.교육+entertainment.오락)는 "즐거운" 교육과 "바람직한" 놀이를 만들며 공부와 놀이의 구분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하나같이 이질적인 것간의 교배를 통해 태어난 잡종이다. 그러나 부모보다 훨씬 강하고 크다. 단순한 잡종강세의 차원이 아니며 어떤 분야에선 자신의 전세대를 아예 역사에서 퇴장 시켜 버리기도 한다. 기술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기능을 합쳐 버리는 융합의 시대는 종전과는 다른 새로운 경쟁력을 요구한다. 특출 난 기능만으로 승부하는 시절은 지났으며 경쟁력은 영역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서 발원된다. 슈퍼마켓이 은행이어야 하고, 기차가 여관이어야 하는 이유다.

 

이것은 끊임없는 결합과 체세포분열 속에서 이뤄진다. 따라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기술이든 업종이든 가릴 것 없이 잡식성일 필요가 있고, 한 종류의 나무만 잘 키운다고 아름다운 숲이 만들어질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로 융합의 시대에서 "문어발식 경영"은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 가장 경쟁력 있는 생존방식일지도 모른다.

 

11.스톡(Stock)에서 플로(Flow)로

 

미래학자 에디드 와이너는 "에모틸(Emotile) 사회"의 도래를 예견했었다. 에모틸이란 "정서(emotion)"와 "유동성(mobility)"의 합성어로 정서는 창의성을 말하고 유동성은 변화를 의미한다. 한마디로 창조적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회가 "에모틸 사회"이고 새로운 정신과 시스템들이 쉬지않고 흐르며 상호작용하는 유동상태의 세계다.

 

"스톡(stock)"에서 "플로(flow)"로의 이동이되는 변화는 기본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근원이 달라진 데서 기원하며, 산업사회에선 재화가 곧 자산이었고 쌓아놓은 양(stock)과 부의 크기가 비례했었으나 그 크기를 일정시점에서 측정한 것이 스톡이다. 하지만 새로운 부의 원천인 정신과 지식은 축적이나 보유만으론 아무런 힘이 못된다.

 

정지된 상태에선 정보의 가치는 제로(0)이며 가치는 "활용(flow)"하는 순간부터야 만들어 진다. 그래서 일정기간 동안 움직인 양을 잰 것이 플로다.

 

물리학으로 치면 스톡은 힘의 단순한 크기인 스칼라(scalar)이고 플로는 힘과 방향이 조합된 벡터(vector)로 플로 경쟁력은 활용도에서 나오며 쓰지않고 모아두는 것은 무용지물이다. 회전력과 유통속도를 높일수록 힘이 증폭되고 흐름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킨 현대문명이 인터넷으로 그곳에는 스톡이 하나도 없다.

 

그 자체가 정보들로 연결된 망(network)일 뿐이고 건물도 도로도 없지만 상품을 쌓아놓고 물건을 나르며 쇼 윈도이고 매장이다.

 

돈도 이곳에선 빛의 속도로 이동하며, 정신과 물질이 함께 흐르는 4차원의 통로이며 여기선 물건을 만드는 기술은 경쟁력이 아니고 흘러가는 정보를 집어내는 능력이 중요하다.

 

그래서 "know-how"보다는 "know-where"를 키워야 하며 광대역과 광속의 세계는 경제논리와 현상을 개조하고 있고 우선 자산의 개념이 바뀌고 있으므로 산업사회에선 물리적 양이 중요했고 부동산과 설비가 주요 재산이었으나 플로의 세계에선 빠르게 변신할 수 있는 재산이 제일로 바로 "유동성(liquidity)"이다. 비단 현찰이나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동산뿐이 아니고 지식과 정보, 기술, 인력 등이 오히려 대표적인 플로형 자산으로 유동성이 떨어지는 자산은 되레 짐이고 산업사회에서 재력을 재는 잣대노릇을 하던 부동산이 세기말에 오히려 재앙이 돼버린 것도 그래서다.

 

일반적으로 자산의 안전성이 높으면 수익성이 떨어지는게 시장경제원리이지만 한국의 땅엔 이런 원리가 먹혀들지 않았고 "저위험 고수익" 투자상품이었다. 보유과세가 낮아 세금걱정도 없었고 은행에선 부동산만을 담보로 쳐 주었으므로 대출과 부동산은 서로를 원했으며 구입한 토지를 파는 것은 하책이었고 모든 재원은 한번 묶이면 빠져 나오기 어려운 부동산으로 몰릴 수 밖에 없어 땅값은 오르기만 하는 이 땅의 "토지불패" 신화는 이렇게 생겨나고 고착됐다. 막상 거품이 꺼지고 위기가 닥치자 빚보증 덩어리가 된 부동산은 아무짝에도 쓰지 못했으며 오히려 애물딴지다.

 

그렇게 부동산을 밝히던 금융회사들은 부실채권만 잔뜩 받아둔 꼴이 됐으며 사고의 근원이었다. 플로시대로의 변화를 거부하고 스톡시대의 가치에 집착한 결과이다. 사회구조라고 플로시대에서 그대로일 수 없어 권력도 부동의 영역이 아니며 과거엔 지위나 계급이 권한을 보장했으나 지금은 지위와 권한은 별개로 차장급 팀장밑에 있는 부장급 팀원은 이제 낮설지 않은 풍속도로 국가와 국제사회도 그렇다.

 

시민들이 결성한 자조적 단체들이 정부를 지시하며, 비정부기구(NGO)들이 세계 도처에서 국가의 역할을 대신하고 권력도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중으로 조직의 형태가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사회와 고객취향의 흐름을 시시각각 충족시킬 수 있도록 유동형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되며, 고용도 마찬가지로 이제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사라지고 있으며 평생직업이 있을 뿐이고 사람을 뽑아도 연봉제나 계약직으로 시대를 쫓아가는 능력을 가진 전문가일수록 더하며 기업은 유능한 인력이라고 무작정 묶어 두려하지 않고 필요할 때 제대로 써 먹겠다는 계산이다.

 

피고용자 자신도 유용할 때 제값을 높이려 들며 고용주나 피고용자 모두 플로형을 선택하는 것으로 고여 있지 않고 흘러가는 물은 정형화가 불가능하다.

 

인간의 세계관이 다분법으로 전이하는 이치로 스톡의 사회는 이분법이 지배했으나 생존 아니면 퇴출, 승패 우열 주종 귀천 선악... 하나같이 삭막한 흑백논리이며, 이데올로기도 보수나 개혁중에서 한가지를 택해야 했고 인간정신 스스로가 고정관념의 노예이기를 자청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다분법의 세계로 엄청난 정보가 홍수를 이루고 조류가 양산되며 쉬지않고 관계가 창출되고 재조직된다. "보유가 아닌 활용을 통한 고부가가치의 창출" 이것이 플로시대 생산성의 키워드로 정보와 지식, 인재와 기술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도록 터 주는게 정부와 사회의 선택이어야 한다.

 

한국경제가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로까지 가게 된 까닭은 과다한 부채와 빈약한 수익력의 미스 매칭에 있었으며 외형팽창 만큼 흐름에 대한 관리력을 갖추지 못한 결과로 그것은 외환위기가 아니라 "플로 위기"였다.

 

상생시대 기업 환경
항목 경쟁시대 상생시대
목표 이윤의 극대화(성장/시장점유) 공동선(사회와 공동발전)
행동원리 제로섬(투쟁/대결) 플러스섬/윈-윈(융합/포용)
소속집단 산업계 기업 생태계(공동체)
주요이해관계 주주/고객/근로자 등 직접관계자 고객/사회/환경
주요자산 기계설비/부동산/재고/금융자산 친화력/기여도
실적측정 재무회계 상생대차대조표
 

 

12.수직에서 수평으로

 

새 세계의 줄서기는 "옆으로 나란히"로 한눈을 팔아선 안 되는 "앞으로 나란히"가 아니며 끊임없이 주위를 살펴야 하는 "병렬"이 새 질서다.

 

그 본질은 평등과 개방으로 의사결정과 전달의 메카니즘이 수직에서 수평으로 달라진 사회이며 흘러간 시대는 강력한 중앙집권을 모태로 하여 자연과 문명 모두가 투쟁의 대상이었기 때문으로 힘을 모아 일사분란 하게 움직여야 생존이 보장됐어 엄격한 서열과 위계질서가 필요했다.

 

조직은 단선이어야 했고 획일적인 사고가 요구됐으며 통제와 감독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서 비단 자연을 상대로 삶을 영위할 때의 논리가 아닌 것으로 금세기 중반을 넘겨서도 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세계대공황과 2차 대전을 기화로 권력의 거대화와 집중화는 절정에 이르게 된다.

 

본격적인 관료주의의 시발점이기도 하여 황폐해진 경제를 다시 일으키고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했기 때문으로 국민 스스로가 국가의 총동원령을 기꺼워 했다.

 

세기말에 상황은 돌변하고 있어 거대한 힘의 피라미드는 붕괴되는 중이며 재래식 전쟁이 끝난 뒤 다양성이라는 새로운 가치가 태동했다.

 

거대조직은 한계를 드러냈고 단선조직 사회는 수적으로 많으면서 고학력인 베이비 부머(전후세대)를 수용하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다른 형태의 조직을 원하게 됐고 분권화 된 조직으로 정보화의 돌풍이 그 마무리를 짓고 있다.

 

변화와 창조로 규정 지어지는 이 혁명은 태초이후 인류를 다스려온 수직사회를 송두리째 몰락시키고 있으며 동시다발적이면서 쌍방향으로 흐르는 정보는 일방통행식 세계관을 허용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정형화되지 않은 유동상태여서 획일적 사고는 발붙일 곳이 없어지고 명령으로는 창조가 불가능하며 신속한 변화와 유연한 대응이 생존논리다.

 

상생의 세계이기 때문에 힘을 모아줄 일도 없고 직렬에서 병렬로의 천이로 역학의 개념이 바뀌는 것은 당연하여 수직사회에선 힘의 크기가 관계를 결정했다.

 

지배와 종속, 명령과 수행, 승자와 패자라는 흑백론적 관계만이 존재했으나 이제는 힘도 수시로 창출되고 힘의 방향은 항상 바뀐다.

 

모든 관계는 망(network)으로 형성되며 그 망들은 서로 작용하며 순간마다 필요한 역학질서를 만든다. 그리고 지속시키지 않으며 관료적인 계층조직이 붕괴되는 것은 필연이다.

 

국가의 힘이 약화돼야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로 조직의 형태는 아래위로 길어서는 안되고 "납작한(flat)" 조직이 요구되는 네트워크 조직이다.

 

조직의 논리와 조직원의 인식도 달라질 수 밖에 없어 수직적 조직을 움직이는 가치는 실적이고 내려오는 지시를 성실하게 이행하는 충성심이 덕목으로 조직원 간의 경쟁이 효율을 향상시킨다.

 

그래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개하지 않고 경험과 경력이 중요하며 각각의 역할과 권한은 엄격하게 구분된다.

 

그러나 수평조직에선 결과보다 과정이 중시되고 맹목적인 충성은 조직을 망치며 경험보다는 창의력이 조직의 성패를 좌우하고 조직의 능률을 높이는 것은 경쟁이 아니라 대화로 협조와 신의가 필수다.

 

의사결정은 공개된 정보의 통합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며 모두가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갖으며 조직을 구동시키는 동력원은 자율로서 수평사회에선 기업지배 구조도 변화의 대상이다.

 

한마디도 못했던 소액주주들이 장부를 들추어 볼 수 있게 됐고 이사진을 갈아치울 수도 있으며 관계도 없는 사외인사가 경영을 간섭하고 기업내용을 내외부에 얼마나 잘 공개하느냐가 오히려 경쟁력이며 납품기업과의 관계는 이미 오래 전부터 동반자로 변모하고 있다.

 

이런 물결은 산업현장으로도 이어지고 생산공정의 병렬화를 통한 동시다발 생산체제가 그것으로 병렬화는 사회전체의 분화를 낳으면서 발전의 촉매제가 된다.

 

지역적 분산은 지방산업과 지역문화의 꽃을 피우며 계층간 경제력 분산은 균형사회를 이루는 기초가 되며 권력이 흩어지며 생긴 비정부기구와 자조적 단체들은 이해갈등을 풀어 주는 새로운 창구 역할을 한다.

 

이런 과정에서 생성되는 다양성은 사회전반에 더 많은 기회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고 병렬사회는 리더십의 변화로 완성되며, 네트워크형 사회를 이끌 수 있는 지도자라야 하고 자율과 창의에 대한 존중이 제일의 덕목이되어 지도자가 스스로 권력을 나누려들지 않는 "병렬"은 "무질서"가 돼버린다.

수직사회와 수평사회 체제비교

항목 직렬형 병렬형
조직구조 피라미드 네트워크
가치관 실적.결과(일 중심) 과정.내용(인간 중심)
능력평가 경험.경력 창의력
관리자 행동 명령.통제 정보통합
조직원 행동 경쟁.충성 협조.대화
의사결정 형태 품의제도 단위완결형
정보유통 비공개 공개
국가권력구조 중앙집권 분권 

 

 

13.미래 조직.

 

병렬조직은 여러가지 모습으로 등장하고 개념은 비슷하여 구성원들 간의 평등한 관계로 이루어진 조직으로 권한을 나누어 가지면서 동등한 무게를 갖는다.

 

그림으로 그리면 "납작한(flat)" 형태가 되어 원형 조직 변형가능조직 네트워크조직 공동체조직은 대표적인 미래형 조직들이며 "원형 조직"은 수레바퀴 형태로 상하개념은 아예 없다.

 

수직조직의 최고경영자는 삼각형의 꼭지점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으나 반면 원형 조직의 최고경영자는 한 가운데에서 바깥을 보며 조직원들은 동심원을 가로질러 의사를 전달한다.

 

원형 조직은 각 조직이 독자적으로 작은 원을 만들기도 하며 작은 공들이 큰 공의 주위를 감싸고 있는 베어링과 흡사하게 되어 있는 것으로 피터 드러커재단 이사장인 프랜시스 헤셀바인이 설정한 조직 형태이다.

 

각 부문들이 동등한 계약관계를 맺는 "네트워크 조직"도 있고 여러개의 원이 떨어지거나 겹쳐져 있는 모습을 연상할 수 있으며 이 조직은 네트워크 통합자를 중심으로 업무 모듈별로 구성된 팀으로 만들어진다.

 

작업은 핵심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그때그때 연결되어 필요에 따라 만들었다가 해체되는 유연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한 것이 특징으로 네트워크 조직은 이런점에서 스위스 IMD(국제경영연구원)의 갈브레이스 교수가 정의한 "변형가능 조직"의 한 형태일 수 있다.

 

변형가능 조직은 형식과 패턴이 변화무쌍하며 이 조직의 특징은 세가지로 첫째 부문조직에 구애되지 않고 스스로 팀을 재구성한다. 둘째 팀간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부가격이나 준 시장제도 등을 사용한다. 셋째 자신에게 부족한 능력은 제휴를 통해 해결한다는 것이다.

 

"공동체 조직"은 회의 때 쓰는 원탁이 그 모형으로 권위의 소재가 완전히 이동해 경영진은 필요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구성원에서 리더로 바뀐 모습으로 개인과 조직이 완벽하게 융합을 이룬 동료조직(peer organization)으로 여기선 집단의 움직임이 한 개인의 움직임과 일치한다는 것으로 피터 드러커는 미래조직의 특성을 오케스트라에 비유했다.

 

연주자마다 다른 악기를 연주하면서 독자적인 권한을 가지지만 화음을 맞추어야 할 의무가 있어 단 한가지 소리만 틀리게 나와도 연주는 엉망이 되어 조화가 생명이다.

 

14.재화에서 시간으로.

 

새 문명의 등장은 시간의 개념마저 흔들어 버리고 있으며 새 시대의 시간은 과거에서 미래로 일직선으로만 흐르지 않고 종횡무진이다.

 

속도도 일정하지 않으며 같은 거리라도 더 걸리기도 하고 특정지점에서 정지할 수도 있어 물질과 공간과 시간이 한 덩어리로 뒤섞여 구분되지 않아서 시간도 주변과 상호작용하고, 만들고 줄이고 늘리는 "창시세계"가 되어서 세상이 다 바뀌어도 시간만은 변하지 않는 게 물질의 세계와 비교 된다.

 

시간은 절대적이었으며 언제 어디서든 같은 속도(등속)로 직진했으며 순간에서 순간이나 토막 토막은 항상 같았다. 그러나 과학혁명은 시간도 상대적 변화의 대상으로 바꾸어 놓았고 아인슈타인이라는 천재가 시간도 압축과 연장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상대성 원리)했다. 초고밀도의 중력장에선 시간도 휘거나 멈춘다는 논리로 물질과 시간과 공간이 나누어지지 않는 새로운 시공질서로 시간의 상대성은 난해한 물리학적 개념만은 아니며 관리할 수 있는 대상이 되면서 현실영역으로 다가와 있다. 쓰기에 따라 1년을 1시간으로 좁힐 수도 있고 1시간을 1년 이상으로 늘려 쓸 수도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 비트를 압축하고 확장하는 기술은 시간조절의 무한가능성을 확인시켜 주고 있으며 현실세계에선 서비스의 이용시간을 확장하거나 인공적으로 전이함으로써 가능해지고 달라진 시간 개념은 이미 "시간의 품질관리"라는 형식을 통해 새로운 경제영역을 구축해 가고 있다.

 

물질의 세계에선 재화의 품질이 경쟁력이었으나 그 결과는 "가처분 소득"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창시세계에선 시간의 품질이 경쟁력으로 "가처분 시간"을 얼마나 만들어 주느냐가 관건이고 쓸 수 있는 시간을 극대화 시키고 타이밍을 맞추는 능력으로 재화를 확보하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아니고 시간을 벌기 위해 재화를 사용하는 시대다.

 

시간과의 싸움은 기업경영에 새로운 속도개념을 주입시키고 있고 과거의 스피드는 단순한 "속도"만을 의미했고 무슨 일이든 "빨리" 하면 됐다는 출발점에서 종점까지 얼마나 빨리 가느냐가 생사를 결정했고 물리적 시간의 양만을 고려하면 됐지만 이것은 외형팽창도가 시장지배력을 좌우할 때의 논리다.

 

시장참여자가 적어 "선점"만으로 만사가 풀릴 때의 얘기로 지금은 운동경기에서나 적용되며 산업시대의 무리한 속도전은 부실과 졸속만 양산한채 비난의 대상이 됐다. 그래서 등장한 새로운 스피드의 개념이 "먼저" "제때" "자주"로 "먼저"는 달리기 경기와 달리 남보다 앞서 출발하는 것이고 새로운 사업을 조기에 찾아내 사전에 준비하는 자세다.

 

경영환경 변화를 앞서 읽어내는게 "먼저" 경영이고 행동시점은 "제때"로 먼저 한다고 다 좋은게 아니고 새 상품은 고객이 요구하는 시점에 나와야 하며 서비스는 제때 제공되는게 중요하여 부품은 적기에 공급돼야 하며 자금도 무조건 많이 조달하는 것은 손해로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만 있어야 비용이 최소화 되는 것으로 바로 타이밍이다.

 

그리고 과정은 "자주" 점검해야 하고 잘못된 부분이 없는지를 수시로 체크해야 하여 한가지 상품만 고집해선 안되고 고객의 수요를 창출할 수 있도록 상품을 시시때때로 바꾸어 주어야 하는 경영요소의 회전율을 높이는 것으로 이것이 신개념의 "스피드 경영"이다.

 

시간에 대한 품질관리는 단순히 시간을 절약하는 "시테크"의 차원을 넘고 있으며 상품역시 예외일 수 없고 시간에 쫓기는 소비자의 시간효용을 극대화시켜 주는 상품과 서비스가 요구된다.

 

시간을 쪼개고 늘리고 줄일 수 있어야 하고 기능만 뛰어나선 안되며 현대의 시간은 이미 그 자체로 상품화되고 있는 무한한 시장이기도 하여 글로벌 시대의 시장은 24시간 열려 있고 돈은 조그마한 이윤을 좇아 쉼없이 지구촌 구석구석을 휘젓고 다니며 24시간 "온(on)" 상태인 컴퓨터를 어느 시점에 클릭하느냐로 승부가 판가름 난다.

 

시간차에 따른 기회손실은 계산하기 어려울 만큼 커졌고 이미 시간은 과거의 시간이 아니며 지난 10년 동안의 변화가 과거 1천년간의 변화보다 컸고 앞으로 5년간의 변화는 얼마나 될지 모른다.

 

시간은 세분화될 수 밖에 없으며 이젠 10억분의 1초 단위인 나노(nano)초까지 관리해야할 시간의 범주로 들어 왔으며 뉴 밀레니엄의 시간여행은 이미 시작됐다.


스피드 경영 포인트

먼저
(기회선점경영)
  • 유망사업 조기 발굴

  • 사전준비, 선행투자

  • 경영환경 변화 조기파악

제때
(타이밍경영)
  • 신상품 적기 출시

  • 부품 납기준수

  • 자금 정정규모, 적기 조달

  • 서비스 제때 제공

자주
(유연경영)
  • 경영과정 수시 체크

  • 1일 결산체제 구축

  • 자산 회전율 제고

 

15.창시상품

 

21세기형 상품의 테마는 "시간"으로 소비자의 시간효용을 극대화시켜 주는 상품과 서비스. 이른바 "창시상품"이다.

 

창시상품은 크게 절시, 확시, 활시상품으로 나눠지며, 절시상품은 소비자의 활동시간과 생활시간을 단축시켜 주는 것이며 남는 시간동안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하여 한마디로 시간 절약형인 초보적 단계의 창시 상품으로 의도적으로 기능을 떨어뜨리는 대신 처리시간을 대폭 줄인 것이 특징이다.

 

기존제품에 비해 절반의 시간만 작동시키면 되게 한 일본 산요전기의 "반생활시리즈" 가전제품이 대표적인 사례이고, 미국 로열테크놀러지의 "3일 건축 주택"도 같은 유형이며 즉석사진관 회전초밥집 10분이발소 등은 이미 우리 주변에 보편화돼 있기도 하다.

 

태평양을 몇 시간만에 건너주는 여객기와 초고속철도 등도 이 범주에 들며 확시 상품은 시간적 제약을 해소 시켜 주는 24시간 편의점이나 4계절 스키장, 4계절 타이어 등이 전형적인 사례로 때를 가리지 않게 해주는 상품이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 마켓이 떠오르고 있으며 세계적인 사이버 서점인 아마존으로 세계각국의 서적을 24시간 판매한다.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온라인으로 배달(다운로드)해 주는 미국 맥카피도이를 활용한 것으로 한가지 백신을 구입하면 프로그램이 업데이트될 때마다 자동으로 고객의 컴퓨터에 새로운 백신을 넣어 준다.

 

창시상품의 하일라이트는 역시 활시상품으로 출퇴근 때와 같은 이동시간, 서비스를 받기 위한 대기시간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죽은 시간을 살아있는 시간으로 변환시키는 기능으로 휴대용 원격 주식 거래기를 들 수 있으며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도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다. 또한 휴대용 전자신문도 그 사례다.

 

어떤 상황에서든 전세계의 신문을 볼 수 있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TV, 다중작업 컴퓨터 등도 같은 유형으로 한정된 시간 안에 많은 일을 처리해야 하는 정보사회에 적합한 상품 개념이므로 활시상품은 컴퓨터통신 없이는 개발하기 힘들다.

 

과학의 발달로 언젠가는 과거로의 여행도 가능할지 모르며 공상과학소설에 나오는 타임머신 처럼 흘러간 세월을 되살려 주는 상품도 꿈이 아닐 수 있다.

창시 상품 유형

절시 상품
  • 처리시간 절약

  • 여유시간 극대화

확시 상품
  • 시간제약 초월

  • 24시간, 4계절 최대한 활용

활시 상품
  • 낭비시간 효율화

  • 시간, 공간 가치 극대화

 

 

16.이윤에서 가치창조로.

 

새 시대 기업의 화두는 이제 "우리가 돈을 벌고 있는가"가 아니고 "우리가 가치를 창조하고 있는가"이며, "우리가 경쟁에서 이기고 있는가"는 "우리가 필요한가"로 바뀌어 가고 "우리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가"도 "우리가 올바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가"로 달라져서 기업의 존재의미가 이윤과 시장점유에서 가치창조와 책임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큰 기업(big company)"에서 "좋은 기업(good company)"으로의 지향점 전환이며 20세기를 관통한 자본주의에서 경제의 목표는 "돈"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기업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경제단위로 "이윤획득을 목표로 한다"고 경제학 책에 쓰여 있고 기업가는 직접 사업을 하건, 투자를 통해 배당을 겨누건 부의 축적에 관심을 둔 사람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자본을 인격화한 "상인"에 다름 아니고 생산은 이윤 극대화를 위한 최적조합으로 규정된다.

 

상품은 그 결과물이고 근로자는 자본에 종속된 생산수단이며 사회는 생산물을 소비해 주는 소비자들의 집합일 뿐이다. 그렇게 해서 벌어진 이득은 배당과 기업의장래를 위한 사내유보로 쓰여 진다. 이를 총합한 "경제활동"의 정의는 "재산 증식"으로 요약되어서 필연적으로 기업활동은 투쟁으로 점철됐고 성공은 자산의 크기와 시장점유율로 표시됐다.

 

사회와 소비자 자연은 오직 정복의 대상일 뿐이고 경쟁기업은 말할 것도 없이 잘 싸우는 것을 "합리적"이라고 표현했고 전쟁에서 살아 남은 기업은 "큰 기업"이 되었다. 그러나 새로운 세기는 종래의 기업 개념을 용납하지 않으며 사익이 아닌 공익이 목표점이어야 하고 기업가는 공인일 수 밖에 없다.

 

생산은 최적의 사회적 후생을 위한 조합으로 개념이 바뀌며 소비자는 기업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주체이고 사회는 기업 이익을 환원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집단이다.

 

기업의 생존논리는 대결이 아니라 상생이며 이것은 단순히 바람직한 기업의 상이 아니고 살아남을 수 있는 필요충분 조건으로 기업활동의 모티브 전환은 피할 수 없다.

 

우선 사회를 염두에 두어야 하며 자신을 길러준 모태에 대한 보은으로 교육 분담, 공공시설 제공, 인재 육성, 문화활동 지원, 사회복지 활동은 더이상 서비스가 아니며 봉사는 본연의 의무이며 가장 많이 돌려 줄 수 있는 기업이 가장 성공하는 회사다.

 

소유에 대한 개념도 달라질 수 밖에 없어 축적된 부를 주주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기업은 사회에서 축출당하고 지역사회와 소비자는 기본적으로 기업지분의 일부를 갖고 있다는 게 새 시대의 소유개념이다.

 

그래서 경영내용은 마땅히 공개돼야 하며 외부인사에게 경영참여의 문호를 열어주어야 하고 미래의 기업은 이상적인 공산주의형에 가까울 것이라는 전망(기업변화 연구기관인 포트래치그룹의 수전 E.머턴스 사장)까지 나와있고 여기에선 기업이 그 자체로 공동체가 되고 기업주와 종업원은 더 이상 지배와 종속 관계가 아니며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이다.

 

부의 원천이 근로자의 두뇌에서 나오기 때문에 기업은 근로자들이 개인적인 성취를 얻는 광장이고 지적 욕구를 채워주는 학습 기관으로 건강과 안전, 풍요로운 삶을 보장해주는 가족이어야 하며 광범위한 경영참여는 불가피하다.

 

기업과 근로자 사이를 연결하는 것은 지시와 통제가 아니고 대화와 신뢰로 의사결정은 컨센서스로 이루어지고 자연보호가 기업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중대한 임무로 자연은 더이상 활용의 대상이 아니고 기업과 인간도 자연을 이루는 하나의 구성원이라는 인식이 필요하여 서로 작용하며 일체를 이룬다.

 

이제 오염축소 자원보전 생태계보호는 기업의 몫으로 환경 친화적인 상품생산과 공해방지는 기본이고 지구적 차원에서 인류의 미래를 생각하는 기업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기업경영엔 "4R"의 체질화가 요구되는 것으로 재활용(Recycle) 재사용(Reuse) 수리(Repair) 재조정(Recondition)이 그것이다.

 

21세기엔 기업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정치인들은 지도력을 상실하고 있으며 "정치=부패.부도덕"은 공식화 되어 정치는 무관심의 정도를 넘어 혐오의 대상이 돼 버렸고 교육자와 종교가에 대한 신뢰도 예전 같지 않아 이 시점에서 기업의 사회적 역할은 확대되고 있다.

 

자연스럽게 기업인의 지도력이 부상되어 다양한 도전에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이 기업인이기도 하다.

 

21세기엔 민간부문이 공공부문을 인수할 것이라는 게 가쿠 류자브로 캐논 회장의 예언으로 "기업의 시대"-이는 "21세기"라는 단어의 또 다른 표현이고 기업활동과 사회활동의 목표가 같아지는 사회로 질 좋은 상품을 만드는 "큰 회사"가 아니라 존경과 신뢰를 받는 "좋은 기업"이 이끄는 사회로 기업이 살아있는 경제의 옹호자이면서 봉사기관이 돼야 하는 이유다.

 

17.기업 어떻게 대응하나

 

카오스적 경영은 "홀로그래픽 경영"으로 비유되며, 홀로그래픽은 빛의 간섭현상을 이용한 영상장치로 보는 위치에 따라 다른 장면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 있다. "평면적 픽쳐"에서 "입체적 홀로그래픽"으로의 전환. 바로 언제든지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된다는 말이다.

 

카오스 시대는 예측불허의 시대로 자고 깨면 새로운 기술이 태어난다. 어떤 풍조가 유행을 탄다 싶으면 금세 새로운 조류가 등장하고 인기를 끌던 상품이 느닷없이 기피 대상이 되기도 하여, 소비자들의 입맛이 변화무쌍할 수 밖에 없다.

 

오늘의 고객이 내일까지 계속되리란 보장이 없고 따라서 기업의 규모는 의미가 없어지며,스피드와 유연성이 성공을 가름하고, 창의성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조직이 모든 체제가 달라져야 하고 우선은 의사결정 구조가 단선화 돼야 기동성을 확보할 수 있고 종전대로 여러 단계의 "결재"를 받아가지고는 변화를 따라잡을 수 없으며 각각의 사업단위는 인사와 지출을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해야 하고, 책임도 각 단위가 진다.

 

이는 단순한 권한이양의 차원이 아니고 의사결정 원스톱 시스템으로 부서나 팀이 회사의 부분이면서 동시에 독립된 회사 이도록 하는게 그 목표다.

 

이를 "자기 완결형 조직"이라고 하며 이런 조직을 만들려면 권한과 조직의 "파괴"를 거쳐야 하고 업무와 부서간의 장벽도 허물어트릴 수 밖에 없으며 "토털 솔루션" 기능이 중요시되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기면 현장에서 풀어야 하는게 변화의 시대로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가진 소비자들은 전담자가 나타나 문제를 해결해 줄 때까지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래서 영업사원은 물건을 팔 줄 만 알아선 안되고, 관리자도 현장의 기술을 파악해 두어야 하며 자금담당도 소비자의 니드를 읽고 상품기획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이 특정분야의 외골수 보다는 두루 잘아는 "잡식형"이 경쟁력을 갖고 생산라인도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 받고 있어 산업사회의 상징이었던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는 구시대의 상징이고 다품종 소량생산보다 한 차원 진전된 "고객맞춤생산(mass-customization)"이 새로운 패턴이다.

 

수시로 돌변하는 취향에 맞추어 상품을 그때그때 바꾸어 내놓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모든 공정을 한곳에서 마쳐버리는 "셀(cell)방식"이나 한 라인에서 수시로 모델을 바꾸어 생산하는 "혼류 생산"이 그것으로 공통 공정만 묶어 독립시킨 "줄기라인"과 "병렬라인"도 등장했다.하나같이 기동성을 극대화시킨게 특징으로 고객창조와 시장창조에 부합하는 모형들로 다만 작업자 모두가 다른 사람의 일을 알아야 한다. 이것은 전체 조직 자체가 잡식성과 자기 완결형을 요구하는 것과 같은 논리다.

18.캐시 플로 경영

 

전통적인 기업활동의 목표는 매출과 이익의 극대화이지만 위기인 지금은 생존이 목표다.이 상황에선 오로지 현금확보가 관건으로 기업경영 포인트는 현장중시, 손익중심에서 유동성 확보로 옮겨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현금흐름(cash-flow) 경영"이 각광을 받으며 캐시플로 경영도 우선은 가지고 있는 현금의 양에서 시작되며 보유현금의 규모는 적정해야 하고 현금이 많다고 건전한 기업은 아니며 무작정 쌓아놓기만 하는 것은 오히려 손실이고 기회비용이 발생하거나 기회이익의 상실로 이어진다. 따라서 현금은 완충(buffer)기능을 할 수 있는 규모로 제한돼야 하며 적정량 만을 확보한다는 것은 현금 수요.공급의 최적화를 전제로 하고 유통속도와 회전율이 높아야 한다는 뜻이다.

 

동시에 안정적인 미래의 현금 유입선이 확보되지 않으면 안되고 현금흐름을 최적화하는 데는 "C.A.S.H 원칙"이 적용되며 악성재고 등 현금흐름의 장애물을 제거(Clearing)하고 현금유입선(거래선)을 다양화(Adaptability)해야 한다.

 

또 현금흐름 속도(Speed)를 높이는 동시에 유입.유출에 조화(Harmony)가 이뤄져야 하며 최적화를 위해선 대차대조표 뿐 아니라 손익계산서와 이익잉여금처분서 등의 현금흐름 항목들을 모두 추적해서 관리해야 하고 캐시플로 경영에선 사업구조 개편의 기준도 현금흐름에 두어진다.

 

기존 사업을 정리하거나 다른 사업을 인수할 때의 판단근거가 "현금흐름"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모 기업이더라도 현금흐름이 기대되지 않는 사업은 정리대상으로 그룹내 계열기업의 조합을 짜는 사업 포트폴리오 원칙도 혐금흐름이 최우선 고려사항이고 이익의 규모보다는 현금 순환력이 실적판단의 잣대이도 저 성장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는 부동산은 투자기피 대상으로 현금의 흐름을 막는 자산으로 분류된다.

 

미국기업을 예로 들 수 있다. GE는 지난 90년 3억달러에 불과했던 사내유보금을 97년에 무려 1백40억달러 로 늘렸으며 투자수익률이 20% 이상인 사업에만 M&A(인수합병)나 신규진출을 추진 한다는게 대원칙이다.

 

"도요타뱅크"라고 불리는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는 여유자금을 단 하루도 회사에 묵히지 않으며 하루짜리 야간자금(overnight)으로 돌리는 회계시스템을 갖고 있으며 현금이 스톡(stock)이라면 현금 흐름은 플로(flow)로 인체에 비유한다면 기업의 자산은 "체격", 손익은 "체력"이다.

 

현금흐름은 "혈액"으로 체격이나 체력이 부족해도 당분간은 버틸 수 있다. 그러나 혈액순환이 막히면 곧바로 사망한다. 한국경제는 혈액을 자충하지 못하고 외부에서 수혈 받다가 수혈이 끊기면서 위기를 맞은 경우다. 당연히 회복의 초점은 보혈으로 유동성 확충이다.

 

19.주류 경제학의 딜레마

 

보름달처럼 만개했던 산업자본주의는 이제 이그러질 운명이고 "진리"라고 굳게 믿었던 물질의 법칙들엔 용도폐기 경고장이 통지됐으며 20세기를 지배했던 경제원리들은 하나도 들어맞는게 없고 생산과 소비 물가 시장 국제수지 고용-그 무엇하나 종래의 개념을 그대로 용인하지 않는다.

 

부분적으로 수리해서 될 일이 아니고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으로의 환골탈태를 재촉하고 있어 부분의 합이 전체보다 크고 혼돈이 그 자체로 질서인 새 세계에 걸맞는 새로운 경제논리로의 개변이다.

 

한 시대를 이끌어 왔던 패러다임이 어느순간부터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은 그것을 기초로 했던 사회자체가 종말을 고하고 있다는 의미로서 천동설이 지동설에 밀려 났듯이 물질경제학이 두뇌경제학에 자리를 내줄 시점으로 신경제학의 태동이다.

 

생산=전통적인 생산은 "생산요소의 결합과 사용을 통해 새로운 재화를 획득하는 행위"로 규정돼 있고 여기서 생산요소는 토지 노동 자본이며 이런 요소를 확보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 생산비로 지대, 임금, 이자 등이다.

 

생산의 목적은 이윤 극대화로 여기에선 자원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사회 전체의 생산총량은 일정한 한계를 넘을 수 없어 한가지를 많이 생산하면 다른 쪽의 생산은 줄여야 하여서 일반적으로 투입량을 같은 규모로 늘려도 생산량 증가분은 줄어드는 "수확체감의 법칙"이 적용된다.

 

기계의 능력과 자원조달, 인간의 손놀림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생산성 증가도 일정 범위를 초과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논리들은 지식과 정보 산업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인간이 유일한 생산수단이자 주체로 두뇌를 통한 창조는 생산요소의 유한성을 무시한다.

 

공장 따위는 아예 존재하지 않고 컴퓨터와 손가락으로 생산요소가 완비되어서 소프트웨어는 순식간에 복제돼 추가 생산비가 들지 않고 반도체 칩은 전체 가격중 물질의 비중이 1%도 안되기 때문에 아예 비용 개념을 적용할 근거가 없다.

 

투입량을 조금만 늘려도 생산은 엄청나게 확대되는 "수확체증의 법칙"이 들어 맞아서 뇌본상품의 세상에는 소비자가 생산에 직접 관여하기도 하고 최초 생산자가 인터넷에 상품을 띄워 놓으면 수요자들이 수시로 복제한다. 때문에 생산의 주체 조차도 구분이 안되며 창조는 이윤의 극대화가 아니라 사용의 극대화를 위해 이루어져서 사용자가 많을 수록 가치가 커진다.

 

물가 =가격은 생산(구입)원가에 마진을 더한 것으로 상품의 경쟁력은 바로 가격으로 결정되어서 같은 시장에서 품질이 같은 상품엔 하나의 가격만 존재하게 돼있고 품질이 높아지면 가격은 올라간다.

 

소비자들은 값이 싸면서도 질이 좋은 상품을 "합리적"으로 선택하게 되며 인기를 끌면 물량이 달려 값이 올라가고 수요가 줄어들고 그러면 공급을 늘려 값을 떨어뜨리고 다시 수요를 만들어 낸다.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의 기능으로 야채가 아닌한 수요와 공급곡선이 부드럽게 연속적으로 움직이며 가격과 물량을 조절하여 산업사회가 넘지 못했던 장벽은 무너지고 있으며 가격은 하루아침에 폭락할 수 있다.

 

정보제품은 지적가치의 비율이 워낙 높고 추가생산 비용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가격의 급전직하가 가능하고 가격커브는 계단형이다.

 

노트북 컴퓨터의 기억용량과 처리속도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이동통신 서비스의 품질이 놀랄만큼 향상되지만 가격은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는게 그 사례다.

 

점포도 저장창고도 운송할 차량도 필요하지 않은 사이버 세계에선 원가 개념이 아예 배제되고 상품간의 장벽도 허물어지고 있으며 사실상 똑같은 제품은 찾아볼 수 없는 다양성의 세계여서 일물일가의 법칙도 한계에 봉착한다.

 

시장 =수요자와 공급자가 만나 재화와 용역을 거래하는 장소이고 지역적 개념이기도 하고 추상적일 수도 있는 종래의 시장에서는 대개 수요자와 공급자간에 완전한 정보교환이 이루어지지 못한다.

 

새로운 공급자가 참여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고 한번 만들어진 독과점은 정부의 개입 없이는 시정되기 어렵고 유통 과정은 생산과 도매 소매를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그래서 완전경쟁은 이론적으로만 존재하고 정보화사회의 시장은 아예 시공개념을 없앤 시장이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거래가 이루어져서 세계가 하나의 거대한 쇼핑센터이다.

 

엄청난 수의 공급자들이 시시때때로 들어오고 수요자는 생산자의 의도를 완벽하게 파악하며 생산자와 소비자는 중간과정을 거치지 않고 상품을 사고 팔아 한순간의 독점은 곧바로 새로운 버전으로 대체된다. 또한 대금도 빛의 속도로 이동하여 이상적인 완전경쟁 시장이다.

 

성장 =국민총생산(GNP)은 창출된 부가가치의 총합이다. 이를 인구수로 나눈게 1인당 국민총생산(국민소득)으로 상품경제에선 경제성장률이 무한정으로 높아질 수 없는 것은 부가가치의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대체로 두자리수 이상을 지속하면 "기적"으로 불리 우며 새로 만들어진 부가가치가 많더라도 인구가 더 많이 늘어나면 1인당 소득은 줄어든다. 총량이 한정돼 있어 한 부문의 수준을 높이려면 다른 부문의 상대적 위축을 전제로 해야 한다.

 

그러나 두뇌상품이 지배하는 경제에선 부가가치는 무한정으로 마이크로 칩에서는 부가가가치가 99%이상이고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 상생 부등식(1+1>2)이 적용된다. 지식은 사용되면서 쌓이고 강화되고 인구 수와도 무관하다.

 

국제수지 =국가간에 이루어진 모든 경제적 거래의 집계로서 일반적으로 경상수지(상품수출입과 운임 보험료 등 무역외수지 및 이전수지의 합계) 흑자를 내는 것이 건강한 경제로 외국에 판 상품과 서비스가 산 것보다 많다는 뜻으로 경제가 성장하고 고용을 늘릴 수 있고 환율 안정도 기할 수 있으나 한국이 환란을 겪은 것도 바로 경상수지 적자 확대에서 시발됐으나 엄청난 경상수지 적자를 내는 미국은 인플레이션 없는 최장기간 성장이라는 "신경제"를 구가하고 있고 무역흑자와 외환보유고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일본은 위기의 문턱에서 휘청대고 있다.

 

수출로 이웃을 궁핍화시킨다는 비난만 받고 있는 각 나라들은 자국의 흑자에 연연하지 않고 수평적 통합을 추구하고 있기도 하다.

 

투자 =공장이나 기계 건물들을 늘리는 행위로서 쓰건 안쓰건 저절로 가치가 줄어들기 때문에 감가상각을 적용하고 투자는 자본의 한계효율(예상수익률)과 이자율을 비교해 결정하여 투자를 늘리면 연쇄적으로 소비와 소득이 늘어난다는게 케인즈의 "승수효과" 이다.

 

그러나 정보.지식산업의 투자는 이자율을 따지는 차원이 아니고 감가상각도 적용되지 않는다. 투자를 늘린다고 소비가 늘어나는게 아니며 오히려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켸묵은 "세이(Say)의 법칙"이 더 잘 어울린다.

 

고전적 의미로 치더라도 치열한 국제경쟁과 생산성 증가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국가들의 분별없는 케인지안적 투자는 파멸로 귀결됐다.

 

고용.실업 =인간의 노동력을 재화와 서비스 생산에 투입하는 행위가 고용으로 소득을 목적으로 일정 시간이상(조사 주간 기준) 일하면 취업자로 분류 되고 고정적인 일자리를 갖고 출퇴근하며 월급을 받는 것이 전형적인 피고용자의 형태이다. 하지만 이미 직장의 개념은 달라지고 있고 출퇴근하지 않고 집에서 일하는 재택근무자의 비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중이다.

 

이른바 원격 근무로 필요할 때만 일하는 사람이 늘어 일률적으로 취업자 여부를 가리기도 어려우며 노동의 유연성은 종래와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져 있으며 평생고용이라는 단어는 비난의 대상이 됐다.

 

누군가 농사를 짓고 집을 수리하고 자동차를 만들겠지만 정형화된 근로자의 수는 엄청나게 줄어들 것이다.


경제학 패러다임 변화

항목 주류 경제학 신경제
생산요소 토지.노동.자본(자원의 유한성) 정보.지식(자원 무한성)
생산함수 수확체감 수확체증
생산동기 이윤극대화 사용극대화
가격 상방지향 하방지향
경쟁체제 불완전한 경쟁(진입제한, 정보부족, 간접거래) 완전 경쟁(개방 시장, 정보공개, 직거래)
잠재성장률 제한적(부가가치 한정) 무제한(부가가치 무한)
자본의 한계효율 체감 체증
고용 물가와 정의 상관관계 물가와 무관

  

20.경제학의 새방향

 

바뀌고 있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이 아니며 사회를 지탱하고 이끌어온 논리적 기반까지 옛 것이 아니고 존재하고 성장하는 원리 자체가 달라졌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으로 양적 성장에 과녁을 맞춘 경제학도 그 자리를 차고 앉아 있을 수 없고 자본집약에서 정신집약으로 틀이 바뀌어야 한다.

 

환경이 달라진 각종 전제 조건들은 새 개념으로 대체되지 않을 수 없으며 주류를 차지하는 정보와 지식산업 체제에 걸맞는 인프라가 돼야 하고 기계의 효율이 아니라 인간의 창의력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그 목표이다.

 

양자역학으로의 이동 =산업사회를 지배한 논리는 뉴튼역학으로 이는 일상세계의 사물을 관찰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과 같은 논리로 지구상의 모든 물체와 천체가 움직인다는 개념이다.

 

외부에서 힘이 작용하지 않는 한 사물의 위치와 상태엔 변함이 없으며 움직이기 시작하면 일정한 속도로 이동한다는게 기초원리로서 주는 힘이 있으면 받는 힘이 있고 두 힘은 방향만 다를 뿐 크기는 같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질량과 힘에 의해 사물이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는 기계론의 세계관으로 여기서는 모든 이동이 비례적이거나 연속적이어서 위치와 운동속도를 알면 미래의 상태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결정론이 작용한다.

 

시간과 공간, 물질과 인간이 각각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객관성의 세계로 항상 작용과 반작용이 같은 균형의 세계이기도 하다.

 

경제논리도 뉴튼의 질서를 따랐으며 아담 스미스에서 근대의 수리경제학에 이르기까지 모든 가정은 뉴튼역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 핵심은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의 동적평형이고 가격 함수로써 공급과 수요는 연속적이고 비례적으로 움직이며 균형을 추구한다.

 

시장은 작용과 반작용이 같은 힘으로 작동하는 메커니즘이고 세계를 공황에서 탈출시킨 케인즈 이론이 관심의 촛점을 마이크로에서 매크로로 돌려놓았지만 뉴튼의 세계관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투자가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국부를 증진시킨다는 승수이론과 유수정책이 그 핵심으로 증기기관이 뉴튼역학의 공학적 응용이라면 케인즈 이론은 경제적 모델이라 할 수 있으며 힘과 압력이 작용하면서 또 다른 힘을 만들어내고 피드백되는 시스템이라는 점이지만 이제 질량과 힘에 근거한 인과의 사슬은 끊어지고 있다.

 

물질로부터의 탈출로서 새로운 세계관을 연 기폭제가 양자역학으로 전자가 입자인 동시에 파동이라는 이중성에서부터 출발하며 불규칙한 움직임 때문에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정확히 알 수 없는 불확정성의 원리가 적용된다.

 

따라서 특정사건을 예측하지도 않으며 예측할 수도 없고 다만 지금 상황으로 볼 때 미래의 상황이 일어날 확률을 유추할 수 있을 뿐이고 원자이하의 세계는 바늘끝 만한 조그마한 물질속에도 무수한 아원자가 역동한다.

 

움직임은 연속적이거나 비례적이지 않고 시간과 공간도 절대적이 아니며 물질은 질료가 아니며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어서 우주는 서로 연관된 관계의 망(네트워크)이다.

 

양자역학은 불가측한 전자를 통제가능한 자원으로 바꾸면서 일상생활로 현실화되고 있으며 양자론의 규칙에 따라 전자의 움직임을 제어해 정보전달에 사용하면서 일어난 변화로서 그 결과 물질사회를 제약하던 시간과 공간의 벽은 컴퓨터와 손가락 끝으로 허물 수 있게 됐다.

 

세계는 거대한 하나의 쇼핑센터가 됐으며 빛의 속도를 인간이 현실에서 쓸 수 있게 되어서 양자경제론 음미 =뉴튼역학과 양자역학의 차이는 세상을 뒤집어 놓고도 남을 만하다.

 

부의 원천부터가 달라졌고 경제활동을 측량하는 잣대부터 달라지지 않을 수 없으며 자원의 개념은 물론 생산 유통 교환 분배의 형상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분석돼야 한다.

 

미시경제 =여기선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이 미학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며 기술이 진보할 때마다 철지난 창조물들의 값은 상상이 안되게 떨어지고 기술은 아침저녁 발전하여 새로운 조류가 끊임없이 만들어 지므로 이동은 불연속적일 수 밖에 없어 계단모양을 연상할 수 있고 더욱이 계단과 계단 사이는 예측불능이다.

 

변화가 단속적이기 때문에 하나의 관찰과 그 다음 관찰 사이에 벌어지는 일에 대해 예측할 수 없으며 단속적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수학적 개념의 연산자가 필요하다.

 

산업사회의 상품가격은 장기적으로 오르게 돼 있는데 이는 물질의 희소성 때문이다. 하방경직적 구조이고 이에비해 두뇌상품은 장기적으로 값이 내릴 수 밖에 없는 상방경직적 체질로 제품에서 물질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작기 때문이다.

 

상품의 생산함수, 즉 투입요소와 생산물과의 관계에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도 그 요인으로 같은 규모를 추가투입할 때 나오는 산출물은 엄청나게 늘어날 수 있어 한계생산성은 체증하고 한계비용은 체감한다.

 

뒤집어진 생산함수를 설명할 논리가 필요하고 거시경제 =국내총생산(GDP) 집계의 모순부터 바로 잡혀야 하며 GDP를 계산하는 최종생산물의 가격은 재화와 서비스 시장가치의 총량이다. 그런데 최종생산물 가격에서 차지하는 물질비중이 산업사회 제품과 정보화사회 제품간에 현격한 차이가 생기고 있다.

 

물론 과거에도 재화와 서비스간 가격구성의 모순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총량에서 차지하는 서비스 비중은 극히 미약했고 정보제품과 산업은 서비스산업과는 비교가 안된다.

 

순전히 정신 제품인 컴퓨터소프트웨어는 나날이 그 규모가 커지고 있을 뿐아니라 선진각국의 부가가치를 올리는 원동력으로 미국의 "인플레 없는 성장"을 이끄는 엔진도 정보산업이다.

 

세계경제가 휘청거리는 데도 미국의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이유도 인터넷 관련 주식에서 비롯되고 있으며 정보.지식산업의 부가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척도가 만들어져야 하며 가격구성상의 모순이 해결돼야 하는 이유다. 이와함께 GDP가 국민총생산(GNP)을 대체하게 된 배경도 반추해볼 필요가 있다.

 

단순한 "글로벌화"로는 부족하고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유수 기업들 간의 합병은 외형상의 거대화와 다국적화로 그치지 않고 있으며 국제적인 산업의 수렴현상으로 이어지고 있고 국경개념을 완전히 무시한 통합이며 적과 합치는 상생논리의 산물이다.

 

통합의 결과는 모기업과 계열기업이 아니라 넷트워크의 형태로 나타나며 양자경제적인 결합이라는 얘기이고 국제경제는 국경간에 이루어지는 실물과 화폐의 흐름을 주요 분석대상으로 한다.

 

이제는 여기에 정보의 흐름이 추가돼야 하며 정보와 지식이 엄청난 규모로 오가고 있어 실물과 화폐이동의 중요성은 이미 상당히 퇴색됐다.

 

경상수지 적자를 가장 많이 내는 나라라 가장 성공하고 있고, 흑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고전하고 있으며 "수출입국"이라는 구호는 국제시장에 자퇴원서를 내는 꼴이나 다름없다.

 

환율 또한 마찬가지로 유럽은 하나의 화폐만 쓰기 시작했으며 각 국가의 화폐가치는 상품구입과정에서 두드리는 계산기 안에서만 존재 의미를 갖는다.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남미국가에 이어 아시아의 금융센터인 홍콩에서마저 미국달러를 법정화폐로 쓰겠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환율중상주의는 "21세기에서도 금이 유일한 재산"이라고 외치는 것과 다름없으며 국가경제의 건전도를 측정하는 기준으로써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는 국제 수지와 환율의 개념 재정립이 필요하고 아시아의 위기는 국제경제가 상생논리를 따르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저 혼자만 살려는 나라는 기어이 밀려난다는 생태계적 질서로 환율과 국제수지에 대한 집착이 아니라 국제간의 협조과 관건이라는 점으로 결국 국경을 전제로 만들어진 국제경제론의 원리와 개념들은 "지구경제론" 으로 바뀌어야 할 순간이다

 

21.녹색회계

 

"사회적 기업"에 대한 요구는 기업들에게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장부책을 쓰게 하여 사회적 효용가치 창출을 위해 얼마나 투자했고, 그로인해 얼마 만큼의 결과를 얻었는 지를 수치화시키는 작업이다.

 

지금은 재무회계면 족하여 부채와 자본의 증감에 대한 기록으로 여기엔 기업과 외부 사이에 일어나는 화폐의 유출입 만이 표시되고 결과치는 이익이나 손실로 나타나서 회계장부를 보는 관심사도 "돈"으로 수익력이 있는 지와 빚을 갚을 능력이 있는 지가 관건이다.

 

그러나 경제학과 생태학의 목표가 일치되면서 "환경회계"의 필요성이 부상하고 있다. 이른바 "녹색회계(green account)"로서 녹색회계는 한마디로 경영의 전과정을 "환경"이라는 프리즘으로 여과시키는 개념으로 단순히 환경친화적인 활동에 돈을 많이 쓰게 하자는 취지가 아니다.

 

환경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게 목적이고 환경이라는 항목에 지출된 비용이 소모성 경비가 되지않도록 하는 게 녹색회계이고 환경투자를 직접비용으로 계정하는 데서 출발하며, 전통적인 회계방식에서 환경비용은 간접비용이고 공익활동비의 하나였어 어디에 쓰였는 지도 잘 모르는 두루뭉실한 지출이었다.

 

그러나 녹색회계에서는 환경비용이 각 요소로 내부화돼 원가로 계상되고, 따라서 환경비용은 항목별로 정밀하게 세분화되며 비용지출과 투자의 개념도 달라져서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를 구입하는 비용도 환경회계에선 소모성 비품 구입비가 아니다.

 

이익을 국대화하기 위한 투자로서 환경회계도 철저한 손익계산을 바탕으로 하며, 환경투자에 따른 "이익"이 극대화되지 않으면 투자는 실패하고 오염배출을 줄이는 설비를 들여오거나 기술을 개발할 경우 손익이 정밀하게 계산된다.

 

이익은 화폐가치로만 나타나지 않으며 우선은 환경투자로 얻어지는 사회적 효용증가가 가장 큰 관심사이고 기업에 대한 이미지 제고도 반영된다.

 

환경개선 노력을 통해 매출과 이익이 늘었다면 당연히 집계되며 환경에 대한 개념이 생산과 영업전략 전반에 파고드는 것은 물론이고 바로 환경자원 자체의 효율적 배분과 효용 극대화가 녹색회계의 추구점이다

 

그린회계는 부수적인 효과도 창출하여 기업문화 자체를 환경친화적으로 촉진시키고 자연친화적인 기업문화는 미래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절대조건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를 계량화하는 것이 어렵기는 하다. 그러나 그린회계 작성 여부가 이미 기업의 선진성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로 등장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그린 회계사"라는 직업까지 등장했고 US&월드리포트는 최근 그린 회계사를 21세기의 가장 유망한 20개 직종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영리만 추구하던 기업도 이젠 자연의 일부도 되돌아가고 있다.

 

22.개혁의 선택

 

21세기는 20세기의 연장선 위에 있지 않으며 단순히 세월이 가면서 만들어진 보다 진보한 사회가 아니고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의 세계다.

 

패러다임이 교차하는 변곡점에서 산업사회에 미련을 갖는 것은 퇴행으로의 질주나 다름 없고 변화를 주저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변화는 지붕을 수리하고 벽에 새로 페인트 칠이나 하는 "개선"으로는 안되며 곤충이 번데기에서 성충으로 탈바꿈하는 "우화"여야 하고 개혁은 사회 전부문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우선 새로운 정부의 모습은 작고 능률적인 서비스 기관이어야 하며 교육은 인간의 창의력을 극대화시키는 과정으로 대체돼야 하고 정치는 실시간으로 여론이 수렴되는 저비용 고효율의 진정한 참여민주주의를 지향해야 한다.

 

경제는 두뇌들이 상호작용하며 수확체증을 이루어내는 정신자본주의로 옮겨가야 하고 사회는 유연성과 다양성을 포용하는 생태계로 바뀌어야 하는 새술을 담을 수 있는 새 부대를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모든 제도와 가치관을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추어 송두리째 바꾸지 않으면 "새 나라"는 세울 수 없고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는 것도 패러담임을 바꿀 때만 가능하다.

 

교육개혁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문제에서부터 사고의 전환을 요구하며 산업사회 교육의 원리는 지식기능주의였고 성적순으로 인간의 크기와 미래가 정해졌으며 교육의 유일한 목표는 입시로 교육은 서열화될 수 밖에 없어서 과외열풍도 여기서 생긴 악성종양이다.

 

암기위주의 주입식 교육은 창의를 말살시켰으며 여기에 통치를 위한 길들이기 까지 가세해 교육의 질적 하향평준화를 재촉했고 인간의 두뇌에서 부가 무한하게 창조되는 뇌본사회에선 어설픈 수학과 과학공식, 논리, 기능 따위는 부차적인 과목이고 창의력을 키우는게 교육의 근본적인 목표여야 한다.

 

인간의 정신이 구름과 시냇물 처럼 흐르게 하는 작업으로 암기와 계산이 아니라 상상력과 유추능력을 극대화하는 과정이고 문제의식을 자극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인간의 무한가능성이 재확인되고 도전의식이 충전된다.

 

IQ(지능지수)보다는 AQ(유추지수)가 높은 인간을 길러내는 것이고 좌뇌형 교육에서 우뇌형 교육으로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어 인간 본연의 정서를 함양하는 것도 중요하고 신의 정직 윤리 도덕 관용 등 혼돈의 시대에서 자칫 메마르기 쉬운 인성을 재발견하는 교육이다.

 

대결과 투쟁이 아니라 생태계의 상생질서를 가르치는 것으로 입시제도는 물론 교과과정과 내용이 달라져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학교의 개념도 달라져야 하며 학교는 교육기관의 일부일 뿐으로 사회전체가 교육 시스템으로 연결된 평생교육 기관이어야 한다.

 

정부개혁 =산업사회의 국가는 "국민국가"로서 여기서 정부는 지배자이고 하는 일은 공권력 행사이며 규제와 간섭이다.

 

공권력 도전에 대한 대응에 맛들여지면서 정부 자체가 하나의 이해관계자가 되어 결국 국가권력은 스스로 비대해 지고 덩치는 확대지향적일 수 밖에 없었으나 탈산업화시대의 국가개념은 "네트워크 국가(Network State)"로서 정부의 역할은 지배가 아닌 "조정"이다. 그래서 각 부처는 "조정부(Mediatement,Mediation.조정+Government.정부)"가 돼야 하여 명실상부하게 이해갈등을 조정하고 중재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로 행정에 대한 개념 재정립은 피할 수 없다.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것이 행정이 아니고 유일한 기능은 "봉사"로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고 수많은 법률과 규정은 규제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더이상 일의 진행을 가로막는 장치여선 안되며 행정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국민의 욕구를 수용하기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작은 비용으로 큰 만족을 얻게 하는 기업경영의 논리가 정부에 적용돼야 한다.

 

관료에 대한 평가기준도 예산절약과 같은 물질적 단위가 아니라 서비스의 질을 기초로한 생산성이 돼야 하며 공무원채용방식도 그래서 달라져야 하고 젊어서 몇년 열심히 공부했다는 이유(고시 합격)로 전문적 지식도 없는 분야를 평생 옮겨다니며 다루게 해서는 안되어서 인재 발탁이 용이한 개방형 임용만이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고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복지(welfare)의 내용도 달라진다. 단순한 물질적 보조 이상이 필요하여 이른바 "정보복지"라는 차원을 달리하는 복지수준이 강조된다.

 

국가 구성원들이 골고루 정보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일로서 관료사회는 필연적으로 작아져야 하고 국가 고유의 업무를 제외하곤 과감하게 민간에 넘겨야 한다. 단순히 크기를 줄이자는 것이 아니고 민간과의 분업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일이다.

 

궁극적으로는 정부 자체가 인터넷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상황(digital government)도 염두에 두어야 하며 행정과 민원업무는 컴퓨터에 맞기고 정책수립과 시민안전만을 남겨두는 시대이다.

 

정치개혁 =산업국가는 근본적으로 민주주의와 양립하기 어려운 체제로서 그것이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엘리트 지배체제이기 때문으로 소수에게 권력이 집중될 수 밖에 없고 의사결정권(정치권력)을 가진 소수와 편중된 부(경제권력)를 장악한 소수는 서로 연대하며 새로운 파워를 형성해 간다.

 

권력집중의 악순환으로 선거로 뽑힌 공직자와 그들을 선출한 시민들의 이해는 선거가 끝나는 순간부터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시스템으로 새로운 세계에서는 권력도 수시로 만들어진다.

 

권력의 집중과 고정은 거부되고 분권화와 유동화가 새로운 권력의 개념으로 컴퓨터와 통신기술의 발달이 진정한 민주주의를 앞당기고 있다.

 

사이버(cyber) 민주주의, 디지털(digital) 민주주의, 원격민주주의 (teledemocracy)라고 불리는 이상적인 정치체제로서 개념으로만 존재했던 참여민주주의가 여기서 실현되고 있으며, 이해관계는 리얼타임으로 전달되고 피드백되며 조그마한 부패는 순식간에 공개되고 밀실공작과 음성적인 흥정은 발붙일 자리가 없다.

 

시간과 공간에 제약받지 않고 24시간 공청회가 벌어지며 원하든 원치않든 언제든 인기투표가 벌어지기도 하고 수시로 정보공개를 요구받게 되며 유권자들이 가장 직접적인 형태로 정치적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세계로 이 세계에서 정치권은 더 이상 권위를 무한정 보장받는 이익집단일 수 없다.

 

국회는 생산적 입법기관으로 거듭나야 하며 거대한 정당제도도 정리 대상이고 고비용 선거제도도 이젠 종말을 고해야 하며 대규모 군중집회는 더 이상 효과적이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게 되어 보이지 않는 표밭에서는 선동적 구호보다 설득력 있는 정견이 위력을 발휘한다.

 

특정정당 명찰을 달았다고 당선이 보장되지 않으며 목소리만 큰 거수기들은 마땅이 퇴출대상으로 정치인들은 "온라이너(Onliner)"가 돼야 하며 쌍방향 통신망을 통해 유권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항상 열어두어야 한다.

 

관혼상제나 쫓아다니며 얼굴도장이나 찍어선 민심을 잡을 수 없게 되어 궁극적으로는 투표장이 없어지는 장면도 상상만은 아닐 것이고 작고 일하는 의회로의 구조조정을 스스로 선택할 순간이다.

 

사회개혁 =세 세계의 지향점은 공동체 사회로서 강자와 약자가 서로를 보살피며 더불어 사는 곳이고 계층간의 장벽이 허물어지는 열린(open door) 마당으로 생태계가 인간에게 가르쳐준 상생질서가 현실화되는 세상이어서 새 세기로 가면서 의식개혁이 없을 수 없다.

 

산업사회의 치열한 각축은 인성 파멸만을 초래했으며 이제 도덕적 건강을 회복할 때로 참사랑의 가치가 재평가받아야 한다. 그러려면 걸출한 인간보다 "좋은" 사람이 대우받을 수 있는 가치관이 만들어져야 한다.

 

교육의 기능과 기업의 역할이 달라지듯이 참여와 봉사노력에 가중치가 매겨져야 하고 부조리 타파는 기본이며 부정부패를 원천적으로 일소하는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는 원칙이 통하는 사회를 만드는 일로서 질서 정의 공평에 대한 인식도 새롭게 강조돼야 하는 인류공영의 차원에서 세계주의가 보편화돼야 한다.

 

지구촌 모두가 같은 목표로 하나가 되는 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향한 인식의 대전환, 그것은 시대조류가 요구하는 명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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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쿼바디스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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