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의 대화를 침몰하지 말라     
[국제동향] 긴장을 고조시킬 어떤 움직임도 피해야 하는 것이 현실적
 
강성종
해설: 처음 저는 “남북대화를 침몰하지 말라” 인줄 알고 번역을 시작했었습니다마는 <뉴욕 타임스>에 기고한 조엘 위트의 글을 자세히 읽어보니 이는 남북의 대화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고 미국과 북조선이 대화를 해야 한다는 논지입니다. 객관적으로 분석하면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한국전쟁은 미국(유엔)과 북조선과의 전쟁 이였고, 휴전 또한 이 두 나라가 체결했었습니다. 좀 어이가 없는 현실이지만 기술적으로 볼 때, 남한은 전쟁당사자가 아니라 미-북조선의 지원군이 아니면 유엔 회원이 아닌 유엔군의 일원 이였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쓴 조엘 위트(Joel S. Wit)는 천안함 침몰도 북조선-미국의 문제로 보는 것 같습니다.

크린톤 행정부 때 경수로 건설과 핵 포기를 한다는 협상에 도달했었으나 부시 대통령의 일방적인 조약폐기로 무산되면서 미-북조선 관계는 더욱 악화 되였습니다. 미국이 북조선의 핵무기 개발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중요한 이유는 남한에 대한 위협 보다는 핵무기의 이란 혹은 중동수출입니다. 이는 이스라엘에 대한 위협인 만큼 미국으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끝으로 여기에서 미국 행정부 수장을 장관으로 번역하지 않고 비서(秘書) 라고 번역한 것 양해해주셨으면 합니다. 국가명칭도 격식과 예의에 따라 남한, 북조선 이라고 명칭 했습니다. (강성종)


뉴욕타임스 원문 내용


1998년 미국정부는 북조선이 핵무기프로그램을 제거하기로 한 1994년 협정을 지키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지하시설 전문가를 파견하였고 내가 그 팀을 지휘한 바 있다. 당시 평양은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했고 북미관계는 극도로 긴장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 천안함 침몰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미국은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하다.     © Joon Mo Kang (사진 강준모)
일주일 동안, 우리는 짖어대는 경비견과 힘차게 소리를 내며 운동하는 북조선 군인들 사이로 미로(迷路) 같은 지하도를 지나다니면서 근무를 했다. 한번은, 우리 일행 한 명이 검사규칙을 위반하고 건물의 도안을 그리다가 잡혀서 우리는 북조선 군인들에게 둘러싸인 방에 갇혔고, 나는 북조선 책임자와 몇 시간 동안 실랑이를 벌인 끝에 풀어는 주었지만 우리의 버스를 향해 확성기로 반미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조사를 마칠 수 있었고, 어떠한 핵개발의혹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평양이 미국과의 관계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북조선은 전 국방성 서기이자 1급 대통령 외교사절인 William Perry가 북조선을 방문하기를 원했다. Perry는 Bill Clinton이 워싱턴에 있는 북조선 최고관리를 만나도록 주선 중이었다.

나는 북조선 사람들과 핵 관련 일을 하는 16년 동안 북조선을 18번 방문했다. 그러는 과정에서 나는 지속적인 외교관계가 북조선을 도발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확신해왔다. 반대로, 북조선을 고립시키는 것은 오히려 북조선으로 하여금 대항하는 길을 선택하게만 할 뿐이다.

그 후 우리는 이러한 교훈을 한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고, 독자노선의 국가들과의 대화를 하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북조선과 대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북조선이 핵미사일시험을 하자, 오바마는 대화가 아닌 국제적인 제재로 일관했고, 남한, 일본과의 공조를 다지고 심지어 북조선의 최 우방국가인 중국으로부터 협조도 받아낸 바가 있다.

크린톤 정권 이후로 미국관리들은 평양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 북조선과 대화를 촉진하기 위해서, 지난여름 클린턴 전 대통령과 김정일국방위원장의 특별회담에 중점을 두는 대신, 어려운 협상조건들만 서둘러 밀어붙이면서 평양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다자핵협상에 참여하도록 요구하는 데만 정신이 없었다. 지난12월 대화의 창구를 열어놓기 위해서 Stephen Bosworth 대사가 북조선을 방문했지만 워싱턴에서는 몇 달 동안 다음 회담을 놓고 왈가왈부 하는 사이에 그의 방문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였다.

힐러리 크린톤 (Hillary Clinton) 국무성 서기는 다음주 아시아를 방문한다. 천안함 남한조사단(South Korean Investigation)은 북조선이 천안함을 침몰하였다고 발표하였고, 미행정부는 여전히 시간은 우리편이라는 의미의 待機戰術 (waiting game)로 일관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러한 待機戰術에 대하여 크린톤 국무성 서기는 이를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 라고 부른다. 이는, 평양이 정치적으로 불안정하고 식량부족에 시달리며 경제가 기울수록, 미국의 요구에 항복할 것이라는 이론이다.

그러나 북한은 아주 통제가 잘 되어있는 상황이다. 식량은 부족하지만, 지난 2년 동안 식량생산은 좋은 편이었다. 중국덕분에 작년 산업생산량 또한 증가하였고 무역량은 아주 조금 감소할 뿐이었다. 북한은 핵안전담 (核安全毯 nuclear security blanket)이 미국의 위협으로부터 자국을 지키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평양의 강경파 관리들도 미국의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를 대 환영하고 있다. 이는 북조선이 기존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새로운 핵무기를 만들고, 위험기술을 수출하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버튼 하나 누르는 것만큼 쉽게 수출이 가능해진다).

천안함 침몰은 待機戰術 (waiting game)라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천안함침몰은 아마도 북조선이 남한의 보수 지도자 이명박에게 모욕을 주고, 또한 지난 충돌들에 대한 복수로 볼 수 있는데, 이는 한반도의 운명을 북조선의 선의(善意)에 맞기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제 오바마 정권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김정일은 공식적으로 대화 의사를 밝혔다. 미국은 어떤 수단이든 기회의 창문을 닫아서는 안 된다. 남한에서 북조선이 천안함 침몰에 책임이 있다고 공식 발표한 이상 서울은 평양을 응징하기를 원하고, 미국은 이를 지지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천안함 침몰은 오바마 정권이 북조선에 대한 정책을 바꿀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지금 우리는 긴장을 고조시킬 어떤 움직임도 피해야 한다. UN 안전보장이사회(the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를 통해 단죄를 모색하고 북조선에 대한 군사안보를 확장하고, 일본과의 공조를 튼튼히 하는 것이 그럴싸한 방법일지는 모른다.

미국은 천안함 침몰에 대해서 사과를 해야 한다는 어려운 선결조건을 요구하지 말고 우리는 점차적으로 실용주의적 노력을 해야 한다. 이는 나쁜 행위에 대한 보상이나, 회담을 위한 회담이 아닌, 우리를 더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논의를 해야 한다.

우리는 김정일이 재정적으로 보상을 해주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핵무기는 김정일의 입장에서 강력한 북조선의 시각과 이미지를 위해서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김정일의 생각이 꼭 확고부동한 것은 아니다. 북조선과 중국이 정치적, 경제적 유대가 더욱 강화되고 있고 이를 통한 혜택을 받고는 있지만 김정일은 북경에 대한 북조선의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을 것이다. 남북의 긴장과 북조선의 핵을 고려해본다면, 중국 또한 남북대화를 지지 할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 해서 더 나은 관계를 만드는 진지한 시도가 마침내 시작될 것이다. 관계가 개선됨에 따라 북조선은 핵무기 계획과 핵무기 수출에 관해 점차적인 국제통제를 수용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북조선은 모든 핵무기를 당장 제거하지는 않을 것이다. 신뢰가 쌓이면서 북이 핵무기를 더 이상 자국의 안전을 위한 것으로 보지 않을 때가 올 것이다. 우선 급한 것은 우리는 최종목적으로서가 아니라 비핵화를 향한 여행을 시작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북조선과의 협상은 답답할 수 있으나, 대화 자체는 의미가 있다. 1994년, 북조선을 그대로 놔두면 2000년 까지 거의 100개의 핵무기를 제조할 핵폭탄 제조원료를 가질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협상에는 몇 달이 걸렸으나, 이는 의미가 있었다. 2002년 합의가 깨질 때까지 북한은 단지 6개의 무기제조 원료만을 가지고 있었다.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얻는 것이 낫다.

천안함 침몰의 여파로 미국과 남한은 대화만이 우리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그것이 북조선이 반대할지도 모르는 행동을 제제할 수 있는 유일하고도 현실적인 방법이다. 美朝 대화를 침몰시키지 말아야 한다!



원문 제목: Don’t Sink Diplomacy

뉴욕타임스 2010년 5월 19일
조엘 위트 (Joel S. Wit)
강성종 박은재 번역 

원문출처: http://www.nytimes.com/2010/05/19/opinion/19wit.html?scp=3&sq=korea&st=cse

Joel S. Wit는 전 미 국무성 고위행정관리였고, U.S.-Korea Institute at Johns Hopkins University의 방문교수이다. 현재 38north.org 를 운영하고 있다.

기사입력: 2010/05/24 [09:19]  최종편집: ⓒ 대자보

Posted by 쿼바디스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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